범정스님 어록

맑은 향기 / 법정 스님

문성식 2012. 3. 29. 12:19

     
    맑은 향기 
    지금까지 우리가 절에서든 교회에서든 보고 
    듣고 배운 것이 얼마나 많은가. 
    이 보고 듣고 배운 것만 가지고도 
    부처나 성인이 되고도 남는다.
    보는 것, 듣는 것, 배우는 것, 
    그 자체만 갖고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종교적인 의미가 없다. 
    그것은 일상생활에 실행이 되어야 하고, 
    스스로 실천 할 수 있어야 한다.
    종교는 이론이 아니다. 
    팔만 대장경이라 해도 그것은 이론서에 불과하다. 
    가이드북일 뿐이다. 
    그것을 가지고 실제 여행을 떠나야 한다.
    자기가 그렇게 살아야 한다. 
    행위 없는 이론은 공허한 것이다. 
    나 자신도 이런 얘기를 하면서 반성을 한다.
    종교는 한 마디로 사랑의 실천이다.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일이다. 
    보살행, 자비행은 깨달은 후에 오는 것이 아니다.
    순간순간 하루하루 익혀 가는 정진이다. 
    하루하루 한 달 한 달 쌓은 생의 축적이 
    마침내는 깨달음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부처의 전생 얘기를 들어보면 주로 두 가지이다. 
    보시와 인욕이다. 
    남에게 베풂, 어려움을 나눔, 눈도 뽑아주고 
    필요하면 팔도 잘라주고, 
    자기가 가진 것을 다 주어버린다.
    상징적인 얘기이지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푼다. 
    또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인욕, 
    곧 욕된 것을 참는다. 
    그 결과 부처는 금생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지 않는가. 
    행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물어야 한다. 
    내가 기독교 신자로서 불교신자로서 
    과연 그 가르침대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 
    아닌지 스스로 반문해야 한다.
    신앙인들은 그런 물음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 
    그런 물음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감이 없다.
    스스로 물어야 한다.
    누가 나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내 행위에 대해서, 
    내 발끝을 돌아보듯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물음을 던져야 한다. 
    ㅡ 법정 스님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