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 VS 퇴행성 관절염
비슷한 증상이나 이름 때문에 헷갈리는 질환이 있다. 병명이나 증상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질병이거나 원인 및 치료 방법이 다른 경우가 적잖은 것. 때문에 자칫 자가 진단을 통해 잘못 판단·대처할 경우 오히려 병을 키울 수도 있다. 각 질환별 특징을 정확히 진단받고 제대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이에 '병 VS 병' 시리즈(3회)를 통해 구별이 쉽지 않거나 연관 관계가 궁금한 병을 찾아 각각의 특징과 차이점을 알아본다.<편집자>
"뼈마디가 욱신욱신 쑤시는데, 퇴행성 관절염인지 류머티스 관절염인지 모르겠어요."
우리 몸의 모든 뼈는 관절이라는 특수 구조로 연결돼 있고, 관절은 소위 물렁뼈로 불리는 관절연골로 덮여 있다. 이 관절연골이 손상되는 것이 바로 관절염이다. 관절염이 생기면 관절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상실되고, 뼈와 뼈가 부딪치게 돼 극심한 통증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관절염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퇴행성과 류머티스다. 그러나 이 둘은 원인, 치료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1)류머티스 관절염 VS 퇴행성 관절염
◆류머티스 관절염이란
인체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에 만성염증이 생겨 관절연골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관절이 붓고 아프고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우리 몸의 면역기전이 파괴돼 발병한다는 이론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유전,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한다는 학설도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입증되지는 않았다. 주로 30~50대에 발생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2, 3배 정도 더 많이 앓고 있다. 해마다 20만명이 새로 류머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 인구 중 1%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떤 증상을 보이나
손가락, 손목, 팔꿈치, 발, 무릎 등 주로 작은 관절이 붓거나 쑤시고 아픈 증상을 보인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아프고 뻣뻣해 잘 움직이지 못한다.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좌우 같은 부위에 대칭적으로 함께 증상이 나타난다. 발병 초기엔 관절 주위의 관절마디가 붓는데, 특히 손가락 관절이 두툼하게 부어오르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일어난 뒤 뻣뻣한 증상이 30분 정도 지속되다 낮에는 다소 가라앉았다 다시 저녁에 심해진다. 또 운동 후엔 더욱 심해진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관절에만 국한되지 않고 폐, 신장, 심장, 신경 등 신체 내부 장기에도 침범해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경우 체중 감소, 미열, 빈혈 등 전신 증상이 급성으로 나타난다.
또 혈관염이나 혈액 순환 장애로 수족 냉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피부가 약해져 모세혈관이 쉽게 터져 피멍이 잘 들고 거칠게 되기도 한다.
◆예방 및 치료 방법
완전한 치료법은 없는 상태다. 최근 각종 약물이 개발돼 약물로 어느 정도 치료하고 있지만 심한 경우엔 인공관절 치환술 외 다른 방법이 없다. 발병 후 3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관절 손상이 심해져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 땐 전신 휴식과 정서적 안정, 물리 치료, 균형된 식사 등이 필요하고 냉온 찜질도 함께 하는 게 좋다. 치료를 잘 받을 경우 10년 정도 지나면 생활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호전된다.
◆퇴행성 관절염이란
뼈와 뼈 접합 부분에 있는 관절연골이 마모되거나 손상되는 질환이다. 보통 나이가 들어 저절로 마모되는 것과 교통사고 등 인위적으로 파괴되는 경우가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노화와 비만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노화 또는 노동, 운동 등 지속적이고 무리한 관절 사용으로 연골이 닳아 연골 밑 뼈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관절통, 관절운동장애, 관절 변형 등을 일으킨다는 것.
그러나 최근 젊은층에서도 골관절염이 나타나면서 연령뿐 아니라 유전, 비만, 관절 모양, 호르몬 등도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통 50세가 지나면서 발병빈도가 급속히 증가, 55세 이상은 70~80%, 75세 이상은 대부분 퇴행성 관절염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증상을 보이나
무릎, 엉덩이 관절 등 주로 큰 관절에 나타나는데, 관절연골이 많이 파괴돼 통증이 심하고 보행이 힘들다. 류머티스 관절염과는 달리 관절을 많이 사용한 뒤인 저녁시간이나 잠잘 때 주로 통증을 느끼고, 증상도 좌우 비대칭이다. 또 관절 외 다른 장기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나 전신 증상은 없다.
초기엔 관절 운동이 시작될 때 통증이 심하고 어느 정도 움직이고 나면 관절도 잘 움직이고 통증도 없어진다. 날씨가 추울 때 더욱 심해지는데 보통 안정을 취하면 좋아진다.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될 경우엔 관절을 사용하면 아프고, 쉬면 없어진다.
그러나 관절염이 더 진행되면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하고 심지어는 쉬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잠을 자다가도 아파서 깨는 경우까지 생긴다. 심할 경우 관절 자체가 굳어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치료 방법은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비만 관리가 중요하다. 비만은 척추, 고관절 및 무릎 관절에 체중으로 인한 물리적 하중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고 다시 운동량을 감소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기 때문에 체중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약물요법으로는 진통제나 소염제 정도가 전부인데 이는 증상 완화 정도의 효과를 나타낼 뿐이다.
완치를 위해선 수술을 해야 하는데 관절 절골술, 관절연골 이식술, 인공관절 치환술 등이 있다.
이호준기자 도움말·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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