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담배는 늘 해롭지만… ‘이때’ 피우는 건 특히 위험

문성식 2023. 3. 28. 17:18

담배는 늘 해롭지만… ‘이때’ 피우는 건 특히 위험

 
담배
기상 직후에 담배를 피우면 고혈압·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특히 커진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흡연자들에게 ‘담배 타임’은 일종의 생활 루틴이다. 기상 직후에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운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만두는 게 낫다. 아침에 피우는 담배는 특히 몸에 해로워서다.
 
아침에 흡연하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유독 커진다. 기상 직후 30분 이내로 첫 흡연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4.43배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팀이 흡연자 211명을 대상으로 하루 첫 흡연 시각과 혈압 상승 간 관계를 조사한 결과다. 잠에서 깨어난 직후엔 혈관이 평소보다 좁아져 있다. 여기에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더 쪼그라들어 혈압이 잘 높아진다. 담배의 독성물질이 체내로 더 잘 흡수되는 때도 아침이다. 기상 직후에 담배를 피우면 다른 시간대에 피울 때보다 니코틴 등이 체내에 빨리 흡수돼, 혈압이 잘 높아지고 맥박이 빨라질 수 있다.
 
아침 흡연이 얼굴, 코, 목, 입안 등에 발생하는 두경부암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미국암학회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기상 직후 30분 이내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1시간 이후 흡연하는 사람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59%나 더 높았다. 흡연은 가장 강력한 두경부암 유발 원인이다. 미국암협회에 따르면 전체 후두암 환자의 약 95%, 구강암 환자의 약 72%가 흡연자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구강암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크다. 아침 흡연이 습관인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후두내시경검사와 구강검사를 받는 게 좋다.
 
금연이 최선이지만, 당장 담배를 끊기 어렵다면 아침 첫 흡연 시간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기상 후엔 담배 생각이 나지 않게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한다.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아침에 자주 흡연해왔다면 이미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일 수 있다. 전문의에게 금연 상담·치료를 받는 게 좋다.
=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