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이삭을 줍는 마음

문성식 2022. 6. 18. 08:49


 
      이삭을 줍는 마음 한 신문기자가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운영하는 행려병자 수용소를 찾아왔습니다. 수백 명의 병자들이 그곳에서 간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용소 밖 거리에도 오갈데 없는 환자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에 충격을 받은 기자는 데레사 수녀님에게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당신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쓰러져 있는데, 겨우 몇백 명을 도와준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데레사 수녀님은 조용히 돌아서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단지 사랑을 증거하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데레사 수녀님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지금도 그곳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데레사 수녀님 만큼 이 시대에 빛과 희망을 선사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삭을 줍는 마음은 소중합니다. 이삭은 버려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소중히 여기고 줍는 사랑의 손길은 그 이삭을 다시 생명이 깃든 밀알로 살려냅니다. 인도 캘커타의 데레사 수녀님은 이삭을 줍듯이 버려진 사람, 죽어가는 사람을 돌보았던 분입니다. 촛불은 자신을 태움으로써 어둠을 밝힙니다. 우리도 스스로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불태울 때, 그만큼 자신을 비우고 바칠 때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습니다. = 김수환 추기경 말씀 모음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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