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스님의 말씀과 침묵

문성식 2022. 5. 7. 11:06


        스님의 말씀과 침묵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 아닌 새날이다. 겉으로 보면 같은 달력에 박힌 비슷한 날 같지만 어제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사이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아 있음이다. 어제나 내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자리에 있음이다. 우리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뜻한다. 이 새로운 탄생의 과정이 멎을 때 나태와 노쇠와 질병과 죽음이 찾아온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숨 쉬고 먹고 자고 배설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 짐승이나 다를 게 없다. 보다 높은 가치를 찾아 삶의 의미를 순간순간 다지고 그려냄으로써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피어남이다. 이런 탄생의 과정이 멈출 때 잿빛 늙음과 질병과 죽음이 문을 두드린다. 삶을 소유물로 생각하기에 우리는 그 소멸을 두려워한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이니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새롭게 발견되는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나는 오두막에 살면서 내 자신을 만나고 되찾게 된 것을 무엇보다 고맙게 여긴다. 지나온 과거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짐을 벗어버리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 속에 사는 홀가분한 자유를 찾은 것이다. 이 순간에 있는 그대로 사는 사람한테는 사슬이 없다. 기억의 사슬도 없고 욕망의 사슬도 없다. 시냇물이 흐르듯 담담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일 뿐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비슷비슷한 되풀이 같지만 적어도 현존재인 이 육신을 가지고서는 단 일회적인 생이기에 존엄하다. 존귀한 삶이 밝고 당당한 경우는 빛이 나서 이웃에까지도 두루 환하게 비춘다. 그러나 어둡고 병들어 있다면 그들이 몸담고 있는 사회도 암담하지 않을 수 없다.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고 따뜻한 말을 나눈다든가 눈매를 나눈다든가, 일을 나눈다든가 시간을 함께 나눈다든가. 나누는 기쁨이 없다면 사는 기쁨도 없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외떨어져 독립되어 있다 하더라도 나누는 기쁨이 없다면 그건 사는 것이 아니다. = 법정 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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