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말씀과 침묵
인간이 사유하게 된 것은
모르긴 하지만 걷는 일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한 곳에 멈추어 생각하면
맴돌거나 망상에 사로잡히기 쉽지만
걸으면서 궁리를 하면 막함없이 술술 풀려
깊이와 무게를 더할 수 있다.
위대한 철인이나 예술가들이 즐겨 산책길에 나선 것도
걷는 데서 창의력을 일깨울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한 삶이 마음을 편하게 하고 본질적인 삶을 이룬다.
가구나 실내장식도 단순한 것이 부담이 적고 싫증도 덜 난다.
인간관계도 복잡함보다 단순한 것이 보다살뜰해질 수 있다.
우리는 일시적인 충동, 변덕, 기분,
습관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헤어나려면 밖으로 눈을 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맑게 들여다보는 새로운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행복의 조건은 결코 크거나 많거나 거창한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한 데 있다.
조그마한 일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
조촐한 삶과 드높은 영혼을 지니고 자기 인생을
살 줄 안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모자람이 채워지면 고마움과 만족할 줄 알지만
넘침에는 고마움과 만족이 따르지 않는다.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려면
이웃들과 정을 나누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 등
살아 있는 생물들과도 교감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나 바라는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행복은 밖에서 오지 않는다.
행복은 우리들 마음소에서 우러난다.
오늘 내가 겪은 불행을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남을 원망하는 그 마음 자체가 불행이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 갖다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만들어간다.
= 법정 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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