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삶의 종점에서

문성식 2022. 4. 6. 06:24


        삶의 종점에서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진정으로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전과 다름없이 남아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그러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내가 평소 타인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 올린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오래도록 나를 이룰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베푼 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 옛말에 '아무것도 가져 가지 못하고 자신이 지은 업만 따를 뿐이다'라고 한 뜻이 여기에 있다 간디는 일찍이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세상은 우리들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나누는 일을 이 다음으로 미루지 말라 이 다음은 기약할 수없는 시간이다. = 법정 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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