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사랑의 나눔

문성식 2022. 3. 12. 08:44


 
      사랑의 나눔 사랑으로 나눔, 우리가 가진 것, 우리 자신, 내 생명까지도 사랑으로 나누는 그 나눔을 우리 본당과 수도회, 교구 전체, 더 나아가 한국 교회가 참으로 실천한다면 그것은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것은 물질주의와 이기주의, 황금만능주의로 인해 정신이 퇴폐하고 썩어 가고 있는 이 사회를 다시 살리는 힘이 되고, 이 사회의 어둠을 밝혀주는 빛이 되고,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누룩의 구실을 하게 됩니다. 나누면서 살면 우리의 삶은 사랑으로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사랑은 나눔으로 많아지고 고통은 나눔으로 적어집니다. 그러기에 나누면 나눌수록 우리 자신과 우리 이웃의, 우리 사회의 고통은 줄어들 것입니다. 그만큼 사랑은 많아질 것이고 그렇게 많아진 사랑은 많은 이들을 고통에서 건질 것입니다. 많은 이들을 실제로 병고에서 구해 줄 수 있고 많은 이들의 영육간의 상처를 낫게 할 수 있을 것이고 미움과 불안을 없애고 다툼과 분열을 소멸시킬 것입니다. 모두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숙제라고도 할 수 있는 지역감정이라든지 빈부 격차라든지 세대 간의 차이라든지 하는 그 모든 것을 초월해서 화해와 일치로 인도해 갈 것입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하느님이 계십니다. 하느님이 계시기에 구원과 생명이 있습니다. 사랑으로 나누는 사람은 이 때문에 하느님 안에 살고 따라서 그분과 생명 안에 살게 됩니다. 그럼으로 사랑으로 나누는 신자 공동체 본당은 참으로 하느님의 생명으로 충만해질 것입니다. 그런 본당은 활기 찰 것이고, 전교도 잘될 것이고, 냉담자도 줄어들 것이고, 그 본당은 참으로 그 사회 속에서 그 이웃을 밝히는 사랑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이웃의 고통을 덜어 주고 슬픈 얘기를 할 때 위로를 주고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는 그런 샘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정녕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으로서 참된 신앙을 산다는 것을 뜻합니다. 반대로 사랑의 나눔이 없을 때에는 거기에서 물론 사랑이 없고 사랑이 없으면 생명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기 때문에 서로 미워할 수밖에 없고, 서로 시기와 질투로 분열과 대립을 자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누구와도 나눌 줄 모르는 자기 폐쇄적 이기주의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죽음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제 우리는 사랑의 나눔 여하에 따라서 달라지는 이 생명과 죽음의 두 가지 가능성을 놓고 옳은 길을 갈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아라,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삼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잘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라" 이 말씀은 오늘 이 시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어느 것을 택할 것입니까?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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