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사랑하는 하느님

문성식 2022. 3. 12. 08:50


 
      사랑하는 하느님 그리스도가 알려 주시는 하느님은 바로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부족함과 죄에도 불구하고 육신으로서는 언젠가 죽지 않으면 안 될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 주심으로써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그리스도로 가득 차게 해주십니다. 그리스도를 닮아서 당신의 아들, 딸이 되게 하시고, 그리스도와 함께 당신의 영원한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십니다. 하느님은 정말 우리 아버지이시며 우리는 그 자녀들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해 주시는 아버지이시다. 우리는 그 사랑을 한없이 받는 자녀들이다' 이것을 믿는 것이 바로 믿음이요, 그것이 곧 구원을 줍니다. 우리가 잘나서, 무슨 자격이나 공로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죄와 허약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그렇게까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은 그리스도처럼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시련과 환난, 십자가상의 죽음이라는 그 절망의 시간에도 하느님 아버지 사랑을 의심치 않았듯이 그런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증거해야 합니다. 우리 역시 시련이나 고통 중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의심치 않는 것이 곧 증거입니다. 또 '하느님도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요,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시다'라는 믿음을 가지면 우리는 이웃을 달리 보게 됩니다. 이웃을 형제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나에게 잘못한 이들도, 원수까지도 왜 사랑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용서해 주셨고, 나의 죄와 허물을 탓하지 않으시고 다 용서해 주시니 나도 그렇게 용서해야 하기 때문이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용서함으로써 하나 되는 것, 이것이 가정에서 본당 공동체로, 본당에서 교구 공동체로, 마침내는 온 교회 공동체로 번져 가서 드디어 온 인류가 인종이나 피부색, 계급 등의 차별 없이 사랑으로 하나 되는 것, 마치 하느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하나이신 것처럼 그 사랑의 일치로 하나 되는 것, 그것을 믿고 이를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하는 것이 증거입니다. 얼마나 보람찬 삶입니까?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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