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인간의 구원자

문성식 2022. 3. 10. 12:00


 
      인간의 구원자 하느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에게 현존하십니다. 그분은 당신께서 제공하시는 사랑에 사람들이 마음을 열기를 겸허하게 기다리십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겸손의 모델이시기도 합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서 당신 자신을 비우셨고 종의 모습을 취하셨으며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셨습니다.(필립2장) 그리스도께서는 이 세상의 죄를 짊어지셨으며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죽음을 정복하셨으며, 우리 모두를 되살리기 위하여 부활하셨습니다. 살아계신 그리스도는 모든 사람에게 심지어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가장 죄 많은 가람들에게까지 항구한 동반자이십니다. 몇 해 전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자신의 회칙<인간의 구원자Redemptoris Hominis>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은 아무런 예외 없이 누구나 그리스도에 의해 구속되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모든 인간을, 아무런 예외 없이, 심지어 본인이 의식하지 못할지라도, 당신과 일치시켰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영을 통하여 인간에게 지극히 높으신 운명에 응답하도록 빛과 힘을 제공하실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그토록 사랑하셔서 우리의 삶과 고통과 죽음을 함께 나누셨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참 의미가 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고통 받는 모든 사람들의 친구요 형제가 되셨습니다. "그분은 몸소 우리의 허약함을 맡아 주시고 우리의 병고를 짊어지셨다"(마태8,17;이사53,4)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연민의 기적을 우리에게 드러내 보이십니다. '연민 (compassion)' 이라는 단어는 라틴어에서 유래하는데, 그것의 의미는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고통 받는 그들과 함께 고통을 당하신다는 것을 우리가 이해하도록 하십니다. 저는 독일의 개신교 신학자인 위르겐 몰트만이 그리스도의 이 현존에 관하여 쓴 것을 여러분에게 읽어드리고 싶습니다. "열정적인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리스도, 박해를 받으시고 고독하신 그리스도, 하느님의 침묵 가운데 고통을 받으신 그리스도, 우리를 위하여 죽으실 때 철저히 버림받으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형제이자 친구이며,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분이시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만사를 알고 계시고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고통을 스스로 겪으셨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한계와 나약함을 생각하면서 그것에 압도될 때, 모든 것을 그분께 내맡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권능은 약함 안에서 완전히 드러나게 된다"(2코린12,9)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구원은 우리에게서 나오지 않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옵니다. 연민은 또한 "제가 무엇을 도와 드릴 수 있을까요?" 하고 묻는 것을 뜻합니다. 마더 데레사는 연민이 임종하는 자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누군가가 사랑의 마음으로 죽어가는 이의 손을 잡아 주기만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는 죽어가는 사람에게 대단히 특별한 것이라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아무것도 없는 때라고 하더라도, 언제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주위의 사람들에게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생생하게 전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서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매우 가까이 계십니다. 그분은 심지어 그분의 이름과 행복을 알지 못하는 이들로부터도 떠나 계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랑하시는 그리스도의 현존은 개개인이 그 현존을 깨닫고 응답함으로써 살아 있는 것으로 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널리 알려지기를 원하십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교회 즉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를 아직 믿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그분에 관해 말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모든 백성이 이 세상으로부터의 구속에 관한 복음을 받아들여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한 분이신 성부의 자녀들로서 모두가 형제자매들이 되어 한 신앙, 한 희망 그리고 한 사랑 속에 일치하여 살아가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게 하여 평화 속에서 사랑으로 더욱 인간적이고 더욱 아름다워진 공동체들이 출현하고, 마침내 모두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를 닮으며 '그분의 몸' 안에서 일치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Cariatas Christi urgetnos!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요합니다.(2코린5,14)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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