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손길
인간은 누구나 생을 살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사람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묻게 됩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무엇이 우리에게 이런 물음에 답을 줄 수 있습니까?
돈이나 권력, 첨단 과학 지식이나 기술,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나 공산주의 같은 이념 등, 그 어느 것으로부터도 우리에게 인생의 의미를 밝혀주는 빛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은 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이고, 또 잘 활용하면 인간 발전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우리 인생 전부를 근본적으로 밝혀 주고 의미로 채워 주지는 못합니다.
더구나 그런 것은 참된 행복도, 생명도 될 수 없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여 생명과 행복으로 가득히 채워 줄 수 있는 이는 오직 하느님뿐입니다.
그런데 이 하느님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극진한가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치관 부재, 황금만능주의로 타락한 우리 사회, 정신적으로 죽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를 소생시키고 맑게 하는 진리로 충만하고, 그리스도의 빛이 가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는 죄 많은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어 오셨을 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 당신 자신을 속죄의 제물로 바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주님은 참으로 나와 너, 우리 모두를 죽기까지 사랑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같은 사랑으로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고, 우리 이웃을 우리 자신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또한 주님의 눈으로 보고 주님의 마음으로 사랑하며 주님과 함께 생각하고 함께 행동함으로써 우리 모두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그리스도의 투명체가 되어야 합니다.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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