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 잘하는법 ♣
우리는 예로부터 언어예절을 숭상해 온 민족이다. 바른 몸가짐, 고운 말씨를 사회생활의 가장 큰 덕목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선한 인성에 바탕을 둔 지혜로운 화법을 가르쳐왔다. 어느 선인이 암긴 그 가르침의 한두대목을 옮겨본다.
"남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햇솜과 같고, 남을 해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와 같다.
한마디의 말이 남을 해쳐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기도 하다.
입은 곧 남을 해치는 도끼요, 말은 곧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다물어 혀를 깊이 간직하면, 어느 곳에서나 곧게 지켜져 몸이 편안할 것이다."
오늘날의 화법교육을 아무리 잘 한다 해도, 대화에서의 마음가짐을 이보다 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 말할 때의 몸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 다음과 같이 이르고 있다.
"말할 때 몸을 비틀지 말며, 머리를 흔들지 말며, 손을 놀리지 말며, 무릎을 달싹거리지 말며,
발을 떨지 말며, 눈을 깜빡이지 말며, 눈동자를 굴리지 말며, 입술을 씰룩이지 말며,
침방울이 튀게 하지 말며, 턱을 괴지 말며,수염을 문지르지 말며, 혀를 내밀지 말며,
손뼉을 치지 말며, 손가락을 튀기지 말며, 팔을 부르걷지 말며, 얼굴을 쳐들지 말며,..."
이 책은 1973년 10월에 초판된 ((교양인의 대화술))을 바탕으로 하여, 1982년 10월에는 이를 개정, ((교양인의 대화법))으로 출간한 바 있고, 또 이번에는 다시 많은 것을 증보하여 ((교양인의 화법))으로 내놓는다.
책이란 10년, 20년을 두고 힘을 들여 깁고 더하는 가운데서 그 내용이 보다 충실해진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 20년을 지내오는 동안, 우리나라 국어교육에서 "글은 가르치는데 왜 말을 가르치지 않는가?" 라는 문제를 가지고, 나름대로 '올바른 화법교육'을 주장해왔다.
방송에서, 대학에서, 많은 직장을 찾아다니면서 쉬지않고 지금도 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교육부에서는 1996년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화법)을 필수과목으로 채택한다고 발표했으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그동안 우리나라 각급 학교의 국어 교육은 글을 가르치는 교육이었을 뿐, 말을 가르치는 교육은 아주 등한시해 왔다.
외국어는 단어 하나를 놓고도 그 발음을 몇번이고 거듭 가르치면서, 국어의 발음은 그대로 내버려 두었던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의 국어 발음은 장단도 모르고 강약도 모르는 제멋대로의 소리는 내는 것을 많이 본다. 참으로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말이란 제 혼자서 하는 것 같지만, 실은 엄연한 약속과 어길 수 없는 규칙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온나라 사람들이 함께 쓰는 '국어'이고 보면, 그것은 몇몇 학자나 전문가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 공동의 힘으로 다듬어지고 가꾸어지는 절대하고도 영원한 생명체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세련되었다는 프랑스말이 품위와 격을 유지하는 까닭도, 프랑스인이 제나라 말을 아끼고 사랑해온 때문이요, 프랑스인이 그들의 정신을 굳건히 지켜온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남못지않는 말과 글이 있을진대,우리 모두의 힘으로 다듬고, 가꾸어 나간다면 얼마든지 더 아름다워질 수 있고 더 세련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처럼 국어생활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이 요구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수천년을 이어져온 우리말의 혼과 맥을 잇는다는 일, 그리고 실질과 실용을 살리며 예절과 교양을 담은 새시대에 맞는 화법을 다듬어간다는 일은 진정 가슴 뿌듯한 사명이 아닐 수 없다.
나와 남과의 대화가 원만해야 개인의 발전은 물론 공동체의 번영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주위사람이 나의 언동을 어떻게 보는가, 그들의 마음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추이기를 바라는가, 아니 어떻게 비추이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소홀히 생각할 수 없는 것이 현대인의 생활이다.
입이 말하고 귀가 듣는 것이 아니라,
입을 통해 인격이 말하고 귀를 통해 인격이 듣는 화법의 실상을 모르기 때문에, 가장 질서가 지켜져야 할 의사당에서조차 욕설과 폭언이 난무하게 되는 것이다.
또 방송은 흥미에 치중함으로써 오락이 우세하고 교양이 열세로 밀리는 경향이다.
따라서 방송이 국어생활의 시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대화능력이 예절과 교양, 그리고 품격을 유지할 때, 가정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이 윤기를 더해갈 수 있을 것이다.
개인.가정인.직장인.한국인.국제인으로 발전해나감에 있어, 이 ((교양인의 화법))이 좋은 반려가 되었으면 한다.
또 먼저 나온 ((오늘의 화법))은 이 책과 '자매편"이 되는 내용이니만큼, 함께 일어주기 바란다.
= 지은이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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