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74.jpg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하리 보천사지에 있는 고려시대의 부도. 높이 3.35m.

보천사 북쪽 산기슭 계곡에 건립되어 있는데,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의 기본을 따른 부도로서 넓은 방형 지대석(地臺石)을 놓고 8각으로 된 1단의 굄을 각출하여 하대석(下臺石)을 받고 있다.

하대석은 8각으로 상하를 갑석(甲石) 모양으로 돌린 8각대로 구분하고 아래쪽에는 각 면에 안상(眼象)을 1구씩 조각하였으며 위쪽에는 8각의 전면에 구름무늬를 가득 조각하였다. 이 하대석 위에는 각형(角形)과 호형(弧形)을 안배한 3단의 몰딩(moulding : 테두리 장식)이 있어 중대석(中臺石)을 받고 있다.

중대석도 8각으로 하단 가까이에 테를 돌렸고 각 면에는 우주형(隅柱形)과 안상을 모각하였다. 상대석(上臺石)은 2단의 받침을 둔 위에 16엽의 복판앙련(複瓣仰蓮)을 조각하고, 그 윗면에는 각형과 호형으로 된 3단의 탑신(塔身) 굄을 마련하였다.

탑신도 8각으로 모서리마다 우주형이 모각되었으며, 한 면에만 문비(門扉)와 자물쇠형이 돋을새김되었을 뿐 다른 조각은 없다. 옥개석(屋蓋石)은 두꺼운 편으로 옥개 밑면에는 2단의 받침이 있고 꼭대기에는 2단의 몰딩이 있는데 그 상단 각 면에는 안상이 조각되었다.

추녀 밑은 수평을 이루었고 각 모퉁이에는 귀꽃이 있으며 여기에서 위로 뻗은 굵은 우동(隅棟 : 옥개석의 귀마루)이 표시되었다. 추녀는 얇으나 옥개 자체는 두꺼워서 낙수면은 꼭대기에서부터 경사를 이루다가 추녀에 내려와서 완만해졌다. 상륜부(相輪部)는 모두 없어졌다.

이 부도는 조각이 매우 간략하고 품위가 있는데 안상을 많이 이용한 점, 하대석의 구름무늬가 약간 형식화된 점, 옥개석이 두꺼운 점 등 고려시대의 조각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