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10.jpg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법계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 높이 2.5m.

 

지리산 천왕봉 동쪽 중턱에 자리잡은 법계사는 신라 진흥왕 5년(544)에 연기조사가 세운 절이라 전한다. 해발 1400m로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이다. 한국전쟁 당시의 화재로 토굴만으로 명맥을 이어오다가 최근에 법당을 지으면서 사찰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법당 왼쪽에 위치한 이 탑은 바위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모습이다. 탑신부의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하나의 돌로 만들었으며, 몸돌 각 모서리에는 기둥을 넓게 새겼다. 각 층의 지붕돌은 두터운 편이며, 지붕돌 밑면의 받침은 3단이다. 탑의 머리장식 부분에는 포탄 모양의 돌이 얹혀있는데, 나중에 보충한 것으로 여겨진다.

 

거대한 자연암석을 기단으로 삼고 그위에 3층 탑신(塔身)을 세웠다. 석탑의 구조는 기단부로 이용된 자연암석에 상면 중앙에 탑신을 받치기 위하여 2단의 굄을 마련하였고, 그 위에다 별석으로 3층탑신을 얹었다.

 

각 옥신(屋身)에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를 새긴 외에는 다른 장식이 없다. 옥개석(屋蓋石)은 하면에 3단의 받침을 새기고 상면에는 옥신을 받치기 위한 굄이 1단 새겼으며 낙수면은 경사가 심하다. 옥개석의 전각(轉角)은 약간 반전(反轉)되었으며 전체적으로 중후한 감을 주고 있다.

 

상륜부(相輪部)에는 현재 포탄모양의 석재가 얹혀 있기는 하나 이는 뒤에 보수하면서 얹혀진 것으로 보인다. 이 석탑은 규모도 크지 않고 조탑양식에서도 약식화된 점이 있고, 조형미에도 투박한 감을 주고 있어서 전형적 신라석탑 양식에서 벗어난 고려시대의 석탑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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