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내 것으로 나를 치료한다? 바야흐로‘자가이식술’시대

문성식 2015. 7. 6. 23:11

내 것으로 나를 치료한다? 바야흐로‘자가이식술’시대

 

성형은 기본, 암·관절·치아를‘내것’으로 치료한다. 이제 내 몸 치료는‘내것’으로 하는 시대가 왔다. 자신의 혈액, 뼈, 치아 등을 이용한 치료법이 확산되고 있다.이런 치료법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범위가 넓어졌다. 화상 환자의 피부 이식술이나 탈모환자의 모발이식술 등이 고전적 자가이식술이었다면, 최근 암치료, 안과치료, 치아치료 등에 쓰이는 자가이식술은 최첨단이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이윤호 교수는 “자가이식은 치료·시술 후 거부반응이 적고, 자연스럽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자가이식술을 총망라했다.

■ 정형외과 인대·연골·관절이식 등
정형외과에서 하는 흔한 수술 중 하나가 무릎십자인대이식술이다. 무릎십자인대가 파열됐을 때, 자신의 아킬레스건이나 슬개건(무릎 인대 중하나) 등에서 떼어 낸 인대를 무릎십자인대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십자인대에 이식하기 위해 인대를 떼어 낸 부위가 다소 약해지는 단점이 있다. 자신의 인대가 아닌 동물에서 떼어낸 인대는 이런 문제점은 없으나 재료값 150만~200만원이 더 든다.
‘자가연골이식술’도 있다. 무릎에서 뼈와 연골을 함께 떼어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이식하는 것, 하지만 수명이 짧은 것이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채취한 연골세포를 배양해 환부에 이식하는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을 많이 한다. 자신의 연골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거부 반응 등부작용이 없으며, 재생하면 영구적으로 자신의 연골과 관절이 된다. 엉덩이관절(고관절)이 손상됐을 때는 종아리 부분 뼈와 혈관의일부를 떼어 이식하는 방법이 쓰인다. 치료가 힘든 질환으로 알려진 림프부종도‘미세림프절이식술’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 안과 안약 대신 혈청, 통증 줄고 회복 빨라
안과에서는‘자가혈청 무통라섹’이란 시술이 있다. 라섹이 라식에 비해 각막 깎는 양은 적지만 통증이 심하고 시력 회복 속도가 느린 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 주사기 한 개분의 혈액을 뽑아 원심분리기에 넣고 맨 위부분의 혈청을 채취한다. 이를 희석한 뒤 라섹할 때 안약 대신 사용한다. 예본안과 조정곤 원장은“통증을 완화해 주고 각막 재생을 빠르게 해 회복속도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내 것으로 나를 치료한다? 바야흐로‘자가이식술’시대
■ 피부과 & 성형외과
자가혈청, 자가지방 등으로 주름을 없애고, 꺼진 부위를 채운다.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에서는 주름 등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혈액을 이용한 치료법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자가혈청이식술’은 주사기 한 개분의 피를 뽑은 뒤 원심분리해 맨 위 우윳빛 혈청층을 원하는 부위에 주사한다. 이 혈청에는 수십 가지 생장인자가 들어 있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주사기로 얼굴 여러 군데 주입하면 콜라겐(탄력섬유)이 생겨 나 피부가 한결 탱탱해지고 주름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이식술’은 주사기로 뱃속 지방을 약간 뽑아 특수화학약품을 넣어 배양한 세포를 얼굴 등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배양세포는 조직재생능력이 뛰어나다. 피부탄력섬유 등이 자연 증식돼 피부 나이를 되돌린다고 피부과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자가지방이식술’은 복부나 허벅지 등에서 필요 없는 지방을 떼어 내분리한 뒤 나이가 들면서 꺼져 보이는 볼이나 이마 등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코를 높이거나 여성의 가슴을 키우기 위한 치료법으로도 쓰인다. 예전에는 추출된 지방에 불순물이 다소 많았지만, 최근에는 장비 개발로 불순물을 최대한 제거한 순수 지방만 이식할 수 있게 됐다. 소량으로 여러 부위에 나눠 주입하기 때문에 얼굴 부기가 적고 생착률이 높다. 하지만 경험이 적은 의료진의 경우 한꺼번에 많은 양을 넣거나 주사각도가 달라져 다른 부분으로 지방이 가 모양이 이상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경험이 많은 의료진에게 시술받는다. 그 밖에 화상 환자, 백반증, 큰 상처가 생긴 환자들을 위한 자기표피이식술에 많이 쓰인다.

■항암 치료 자신의 혈액으로 암 공격하는‘자연살해세포’배양
자기 혈액을 뽑아 암을 공격하는 세포를 배양시킨 뒤, 이를 다시 주입하는 암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다. 암 환자의 몸에서 약 60cc의 혈액을 채취한 후 특수 배양 시설에서 14일간 배양한다. 배양액에서 약20억 개의 NK세포(자연살해세포)가 생긴다. 이는 병원균이 외부에서 침입하면 체내에서 자연 방어기전에 의해 생기는 세포다. 면역세포치료제 1회 분량은 건강한 성인 20명이 몸 속에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면역세포의 양과 맞먹는다. 이 세포배양액을 생리식염수에 섞어 환자의 정맥에 주입한다. 여의도 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조석구 교수는“면역세포치료제는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을 비롯한 바이러스 등을 선택적으로 파괴·공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 치과 사랑니로 치주골격을 만들어
치과에서는‘치조골이식술’에 쓴다. 임플란트를 할 때 치조골이 부족하면 사랑니 부분의 치조골(잇몸에 박힌 치아의 뿌리 부분)이나 턱뼈 일부분을 떼어 필요한 부분에 심어 치주골격을 만든다.‘자가치아이식술’도 있다. 충치나 부상 등으로 상한 치아를 뽑은 뒤 사랑니를 그 자리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치아보존과 박상혁 교수는“상한 치아를 뽑고 보철을 하려면 양 옆 치아를 갈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으나, 사랑니를 이식하면 그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 모발이식센터 뒤통수 아랫부분 모발을 듬성한 부분에 심는다
두피에는 탈모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 부위와 탈모가 잘 일어나는 부위가 따로 있다. 뒤통수 아랫부분, 즉 한쪽 귀에서 다른쪽 귀를 이었을 때 그 아랫부분은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 부분이다. 그 외는 나이가 들수록 머리카락이 빠져 듬성듬성해지는 부분이다. 보통 두피에 있는 모발은 모공 1개당 머리카락 한 올의 생장 기간이 3~4년 정도로 한정적이다. 평생 나는 개수는 20~25올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뒤통수 아랫부분은 모공1개당 나는 머리카락의 생장 기간과 평생 나는 개수가 훨씬 많다.


모발이식을 할 때는 뒤통수 아랫부분의 머리카락을 모근까지 떼어 낸 다음 필요한 부분에 이식한다. 그렇다고 무한정 이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생 한 사람이 이식할 수 있는 머리카락수는 6000여 개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한 번에 6000올을 다 하는 것보다 초기에 머리가 빠질 때 3000올을 이식한 후, 나이가 더 들어 탈모가 좀 더 진행했을 때 나머지 3000올을 이식하는 것이 좋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sphot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