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연곡사에는 승려의 사리를 모셔놓은 부도가 3개 있는데, 이 비(碑)는 동부도 앞쪽에 서 있는 비로, 비몸돌이 없어진 채 받침돌과 머릿돌만이 남아 있다.

받침돌은 네 다리를 사방으로 쭉 뻗고 엎드린 용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사실성이 떨어지며, 잘려진 것을 복구해 놓아 부자연스럽다. 용의 등에는 새 날개 모양의 무늬를 조각해 놓아 새로운 느낌이다. 등 중앙에 비를 끼우도록 마련된 비좌(碑座)에는 구름무늬와 연꽃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머릿돌은 용무늬를 생략하고 구름무늬만을 새겼으며, 꼭대기에는 불꽃에 휩싸인 보주(寶珠:연꽃봉오리모양의 장식)를 조각해 놓았다.

작고 아담해진 규모와 통념을 벗어난 조각형태를 지닌 고려시대의 비로, 통일신라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양식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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