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2.jpg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도갑리에 있는 도갑사에 봉안된 고려시대의 석불좌상. 높이 3m.

불신(佛身)과 광배(光背대좌(臺座)를 모두 갖춘 불상으로, 광배와 불신은 한 돌에 조각하였다.

 

이 얼굴에서 특징적인 것은 좁은 이마인데, 백호(白毫 : 부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를 새겨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두 귀는 짧은 편이고 군살 진 턱과 목의 삼도(三道)는 도식적인 느낌을 준다.

 

둥글고 넓은 어깨에 신체의 굴곡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신체적인 특징은 고려시대의 초기 작품인 개태사지석조불입상(開泰寺址石造佛立像, 보물 제219호)이나 장곡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長谷寺鐵造毘盧舍那佛坐像, 보물 제174호) 등과 공통된다.

 

당당한 가슴에는 우견편단(右肩偏袒)의 불의(佛衣)를 입고 있으며, 오른쪽 어깨에 {{#069}}형의 옷주름이 굵은 선으로 새겨져 있다. 오른쪽 어깨에서 팔과 가슴으로 흘러내린 옷주름은 배 부분에 이르러서는 거의 표현되지 않는다.

 

이러한 옷주름은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에서부터 표현되어 고려시대 초기의 불상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통일신라 불상의 양식보다는 장식적이고 형식화되어, 이 작품이 그보다 후대의 작품임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왼손은 무릎 위에 대고 있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위로 하여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무릎의 너비는 신체에 비하여 좁은 편이다.

광배는 주형 광배(舟形光背)로 머리 부분에는 단엽연화문(單葉蓮華文)을 새기고 그 주위에 화불(化佛) 2구를 조각하였다. 바깥 가장자리에는 화염문이 조각되었는데, 도식적인 수법이 나타나고 있다.

 

머리의 육계와 나발의 표현, 얼굴의 세부 모습, 가슴의 표현 등에서 청량사석조석가여래좌상(淸凉寺石造釋迦如來坐像, 보물 제265호)과 친연성을 느낄 수 있으나 더욱 도식적이라 할 수 있다. 즉, 얼굴에서 팽창된 뺨이 없어진 점과 군살 진 턱의 묘사 등 세부 표현에서 전면적으로 투박성이 나타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특징인 육감적이고 풍만하며 탄력 있는 양식이 사라지고 도식적이고 추상적인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이 불상의 제작 연대는 고려시대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