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시

가을 찻집에 들러 .... 시. 정미숙 / 낭송. 유현서

문성식 2010. 10. 5. 13:54

 

 
          가을 찻집에 들러 시. 정미숙 / 낭송. 유현서 책장을 정리하다 우연히 그대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며 주웠던 나뭇잎 한 장이 만지면 금방이라도 부서져 내릴 것만 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책 갈피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수많은 세월의 벽을 넘고 넘어 이 계절에 또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낡은 시집 속에 숨겨진 이름 하나 추억 속 강물이 되어 그리움으로 출렁입니다 시집 한 권, 가슴에 품고 거닐던 그 길목에 아직도 빨강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지 단풍나무 잎은 얼마나 아름답게 물이 들었는지 차 향기 물씬 풍기던 운치 있는 찻집은 남아 있는지 그 시절로 돌아가 보고 싶어 세월 속에 묻어둔 그리움을 캡니다 가을비 내리던 날 우산 없이 빗속을 걸어도 마냥 좋았던 그 시절의 아름다운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오는 것만 같아 가슴이 마구 뜁니다 잊고 싶었던 순간도, 기억하고 싶었던 순간도 다시 올 수 없는 시절이기에 더 그리운 거겠지요. 그대여 이 가을에도 운치 있는 찻집에 들러 먼 미래에 캐어 보고 싶을 만큼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심어 놓기로 해요 그대의 가슴에, 그대의 삶 속에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 먼 훗날 또 하나의 은빛 날개를 달 수 있도록 가을 찻집에 들러 이 계절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