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12/08)|오늘의 말씀과 묵상

문성식 2011. 12. 9. 10:06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12/08)







    성모 마리아께서는 잉태되신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믿음은 초대 교회부터 싹트기 시작했지만, 성모님의 발현으로 원죄 없는 잉태에 대한 믿음이 더욱 깊어졌다. 1854년 비오 9세 교황은 동정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음을 ‘믿을 교리’로 선포했는데, 4년 뒤 루르드의 성모님 발현에서 성모 마리아께서는 “나는 원죄 없는 잉태”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셨다. 우리나라는 조선 교구장이었던 앵베르 주교가 1838년 교황청에 서한을 보내 조선 교구의 새로운 수호자로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를 정해 줄 것을 청하였다.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이 요청을 허락하면서 요셉 성인을 공동 수호자로 정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회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를 요셉 성인과 함께 수호자로 모시고 있다. ▦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죄에 물들지 않으신 성모님을 수호자로 모시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전구로 우리나라를 보호해 주시고 지켜 주시기를 청합시다. 또한 우리도 성모님의 온전한 믿음을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정성을 다하여 미사를 봉헌합시다.
    말씀의 초대
    창세기에 어떻게 인류에게 죄가 들어왔는지를 설명한다. 교만한 인간이 피조물임을 거부하고 하느님처럼 되고 싶은 욕망으로 죄를 불러들인다. 원죄에 물든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다(제1독서). 믿는 이들은 창조 이전에 거룩하고 흠 없으신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된 사람들이다.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고 사는 믿는 이들은 영적인 복을 누리고 하느님을 찬양하도록 선택받은 사람들이다(제2독서).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의 한 처녀에게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를 예고한다. 원죄의 굴레를 쓰고 살아야 할 인간은 마리아의 믿음의 응답으로 죄에서 해방되고 구원의 길을 갈 수 있는 본보기를 발견한다(복음).
    제1독서
    <나는 네 후손과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라.>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3,9-15.20 사람이 열매를 먹은 뒤, 주 하느님께서 그를 부르시며, “너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가 대답하였다.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그분께서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사람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하고 물으시자, 여자가 대답하였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에서 저주를 받아, 네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 다니며 먼지를 먹으리라.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사람은 자기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하였다. 그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1,3-6.11-1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만물을 당신의 결정과 뜻대로 이루시는 분의 의향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몫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그때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시골 마을에 한 송이 풀꽃으로 돋아난 작은 소녀를 흔들어대는 거센 바람 같은 장면이 연상됩니다. 어느 날 불현듯 어린 처녀 마리아에게 천사가 나타나 아들을 잉태하리라는 소식을 전합니다. 마리아는 이해할 수 없는 운명적 사건 앞에서 놀라움과 두려움을 안고 의심 가득한 질문을 합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마리아의 물음에 천사는 친척 엘리사벳의 임신 소식을 예로 들면서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하고 말합니다. 이제 마리아는 하느님의 그 크심 앞에 의심을 풀고, 천사가 전한 소식을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의심’과 ‘믿음’은 서로 다른 인생을 만들어 냅니다. 의심은 “왜?” 하고 묻게 하지만, 믿음은 “예!” 하고 순종하게 합니다. 의심은 다가올 미래를 두렵게 하지만, 믿음은 미래를 희망차게 합니다. 의심은 관계를 단절시키지만, 믿음은 관계를 열어 줍니다. 마리아는 인간적인 의심을 넘어 믿음을 선택함으로써 하느님과 관계가 열리고 구원의 역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은 우리 안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의심을 넘어서 믿음을 선택하는 삶입니다. 의심은 우리 이성의 작용을 도울 수는 있지만 하느님과 관계를 열어 주지는 못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의심이 믿음으로 바뀔 때, 마리아에게 작용했던 구원의 역사가 우리 삶에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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