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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문성식 2011. 8. 25. 16:32

서해안 중간지점에 위치한 홍성군은 충남서북부지역을 일컫는 내포(內浦)문화권의 발흥지로 오랜 세월 지역의 행정·교통·문화 중심지로 기능해왔다. 북쪽으로는 충남의 금강산으로 불리우는 용봉산(해발 381m)과 홍성에서 제일 높은 오서산(해발 791m)이 지역 명산으로 꼽힌다. 국내 최대규모의 돼지 사육단지가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서해바다의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농·어촌 지역이다. 성삼문·최영·한용운·김좌진 등이 태어난 충절의 고장이며 2012년 말 예정된 도청이전 신도시의 중심지로 서해안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홍주성 복원과 이응노 기념관 개관, 오서산 복합관광센터 조성 등을 통해 홍성을 역사와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충남 제일의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도청이전신도시 이전으로 충남의 행정 중심지로 변화해 가고 있는 홍성의 변신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홍성의 옛 이름 ‘홍주’…일제가 홍성으로 바꿔

1914년 일제 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이전까지 홍성의 옛 이름은 ‘홍주’였다. 홍주와 공주의 일본식 발음이 비슷해서 ‘홍주’를 ‘홍성’으로 바꿨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은 홍주의병 등 그 어느 지역보다 항일의식이 높았던 지역의 특성을 희석시키고자 일제가 지명을 바꿨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주는 고려시대부터 서해안권의 행정·교통의 중심지로서 번성했으며 고종 32년인 1895년에는 현재의 평택부터 서천에 이르는 22개 군현을 관할하기도 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에서는 “홍주는 호서의 거읍(巨邑)이고 그 땅이 넓고 기름지며, 그 백성이 번성하여 난치(難治)의 고을로 불려 왔다”고 적고 있다.

 

 

충절의 역사를 담고 있는 홍주성

홍성관광의 첫 코스는 대개 군청에서부터 시작된다. 다소 딱딱한 이미지의 관공서가 홍성관광의 서두를 장식하는 이유는, 군청이 홍주성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관아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흔치 않은데 홍성은 특히나 군청과 조선시대 관아가 공존하고 있는 독특한 곳이기도 하다.

 

조양문은 홍주성의 동문이며 홍성군의 관문이다. 홍주성은 구한말 고종때 대대적인 수리를 한 성곽으로 역사적으로 보면 가장 최근에 축성한 성곽으로 볼 수있다.

홍성군 서부면 궁리에 위치한 천수만의 작은 포구. 태안반도를 마주하고 있는 궁리포구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일품이다.

 

 

관아의 출입문인 ‘홍주아문’과 동헌인 ‘안회당’, 홍주목사가 휴식을 취했다는 ‘여하정’ 등 3개의 건축물이 현존하며, 군청을 호위하는 듯 서 있는 고목(古木)의 당당한 자태와 여하정 주변의 잘 가꿔진 정원도 아름답다. 일제는 강점기 당시 홍주성의 성곽을 부수며 서문과 북문을 철폐하고 동문인 조양문마저 철폐하려 했다. 이에 격분한 홍성군민들이 들고 일어나 결국 조양문을 지켜낼 수 있었고, 성곽도 완전히 훼손되는 것을 막아냈다. 전체 1,772m 중 현재까지 약 800여m가 남아 천 년 도시 홍성의 면모를 지켜주고 있다.

 

홍성군에서는 오는 2024년까지 홍주성 복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에는 홍주성 내에 홍주성 역사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홍주성 복원은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암울했던 이 땅의 근현대사를 극복해 가는 일이다.

 

 

충절의 인물과 예술인 많은 인물의 고장, 홍성

홍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충절의 고장일 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인을 배출한 곳이다. 청산리 전투에 빛나는 백야 김좌진 장군과 민족대표 만해 한용운 선사를 비롯해 102년의 시차를 두고 한 곳에서 태어난 고려말 충신 최영 장군과 사육신 중 한 명인 성삼문 선생, 노론의 영수로 후일 위정척사운동의 사상적 배경을 제공한 남당 한원진, 홍주의병을 이끈 지산 김복한 등이 대표적인 충절의 인물에 속한다. 예술인들로서는 민족시인 한용운, 판소리의 시조 최선달, 한국무용을 집대성한 한성준, 한국 근대화단의 거목 고암 이응노 화백 등이 있다.

 

이중 김좌진 장군과 한용운 선사의 생가는 복원됐을 뿐만 아니라 기념관이 함께 건립됐다. 최영 장군과 성삼문 선생의 유허지도 둘러볼 수 있다. 이응노 화백을 기리는 기념관이 오는 9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또한 1905년 을사늑약에 반대해 들불처럼 일어난 홍주의병의 역사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역사적 인물의 고장인 만큼 최근들어 위인들의 삶과 행적을 쫓아가는 역사탐방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종 33년인 189년 당시 홍주목사인 이승우가 옛 청수정 자리에 지은 정자. 관아에서 집무를 보던 목사들이 관아 일을 보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곤 했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에 위치한 만해생가. 인근 만해사당, 민족시비공원, 만해체험관 등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산과 바다의 멋스러움과 맛난 음식

홍성의 자연은 뽐내지 않는 조용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멋을 풍기는 산과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 홍성이다. 홍성을 대표하는 산으로는 용봉산과 오서산이 있다. 용봉산은 해발 381m의 높지 않은 산인데도 수석전시장에 온 듯 갖가지 기암괴석들이 산행객들을 맞아 준다. 산이 아름다워 ‘제2의 금강산’이라고도 불린다. 웅장한 산이 아니어서 천천히 올라가도 2시간 정도의 산행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어 가족단위의 산행에도 제격이다. 정상에서는 홍성과 예산의 평야지대가 보이고, 요즘 바로 아래쪽에서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내포신도시의 충남도청 건물도 볼 수 있다.

 

홍성의 또 다른 명산인 오서산은 해발 791m로 서해 최고봉이다. 정상에 오르면 서해안의 최고봉답게 인근의 산과 들판을 굽어볼 수 있으며, 서쪽으로는 서해안의 바다와 작은 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오서산 산행의 키포인트는 가을철 산 정상부근을 수놓는 억새의 물결이다. 9부 능선부터 시작하는 억새밭은 약 2km가량 이어져 가을이면 많은 산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매년 10월 오서산 억새풀 등반대회가 열리고 있다.

 

태안군 안면읍의 백사장항과 함께 충남 서해안의 대표적인 수산물 먹을거리 관광지로 유명하다.

조개 모습이 새의 부리를 닮았다 하여 새조개라 부른다.

 

 

오서산 부근에는 ‘오서 삼미(3味)’가 있다. 광천토굴새우젓과 광천맛김, 남당항의 대하가 바로 그 것이다. 광천읍 독배마을 야산에는 30여 개의 토굴이 있어 이곳에서 숙성된 새우젓 등의 젓갈이 여전히 전국적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가을이면 광천 독배마을에서 새우젓 대축제가 열린다. 광천 토굴은 1년 내내 15도 안팎의 일정한 온도로 젓갈발효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식가는 물론 김장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광천김도 미식가들 사이에 최고로 꼽힌다. 그리고 남당항은 대하축제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홍성의 바다는 안면도가 앞에 놓여 있어 탁 트인 맛은 없지만 남당항, 궁리포구, 어사리 포구 등지에서는 고즈넉한 어촌의 풍경과 갯벌, 무엇보다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해산물이 풍부해 일 년 내내 전국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년 1월 중순 본격적인 새조개 철이 열린다. 새조개는 새의 부리 모양을 닮았다해 붙여진 이름으로, 끓는 물에 살짝 익혀 먹으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봄철에는 바지락과 주꾸미가 제철이다. 살이 통통하고 굵어지는 바지락과 주꾸미는 봄철 홍성바닷가를 찾는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된다. 가을이 되면 대하가 한창이다. 남당항의 대하축제는 매년 9월쯤 개최되는데 소금구이 대하요리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최고의 맛이다.

 

홍성은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산물도 풍부하지만 전국 최고의 축산 생산기반을 갖춘 축산군이다. 홍성한우의 탁월한 맛은 물론이고, 기회가 된다면 홍성군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 중인 홍성생햄의 맛도 빼놓지 말아야 할 아이템이다.

 

 

오래된 미래를 열어가는 친환경농업의 메카 홍성

홍성군 홍동면의 문당리라는 작은 마을은 연간 2만여 명의 도시민과 농민들이 방문하고 있다. 뛰어난 풍광도, 입맛을 확 돋우는 특산물도 없는 그저 평범하기만 한 농촌마을을 찾는 이들은 ‘오래된 미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이들이다.

 

홍동 문당리는 30여 년 전부터 유기농 쌀을 생산했던 곳이다. 증산이 농촌의 지상과제였던 시대에 시작된 친환경 농업, 그래서 사람들은 홍성 홍동면을 가리켜 친환경농업의 메카라고 부른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에 오리농법을 전한 곳도 바로 이 곳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도서관이 있고, 어린이집부터 고등교육기관까지 각급 학교가 있다. 이제는 친환경 농업 뿐 아니라 출판사, 에너지시민단체 등 주민들이 관심과 능력에 따른 각종 생산자 조직과 생협, 교육조직 등이 얽혀있는 풀뿌리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옛 선조들이 이웃해 살던 모습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친환경적인 생산과 생태적인 삶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웃들이 함께하는 ‘오래된 미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홍성 홍동이다.

 

군에서는 최근 지역의 친환경농업 기반을 홍동지역 뿐만 아니라 전체 군 지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읍·면별로 친환경쌀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특화작물 생산단지도 만들 계획이다. 또한 농민들 스스로 참여해 농민들에게 필요한 농정을 실시하고자 농민과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친환경농정기획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홍동에서 시작된 홍성의 ‘오래된 미래’가 더 넓은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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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

서울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IC/광천IC로 들어오면 1시간30분~2시간에 홍성 어디라도 도착할 수 있다. 대전에서는 대전~당진간 고속도로를 타고 예산·수덕사 IC를 나와 21번 국도를 타고 홍성방면으로 들어오면 된다. 1시간30분 가량 걸린다. 철도는 장항선을 이용해 홍성역과 광천역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용산역에서 홍성역까지는 2시간10분이 걸린다. (1일 17회 운행).

 

 

 

 정혁수 / 경향신문 전국부 차장
대전일보와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를 거쳐 2002년부터 경향신문 전국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전·충남 지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행복한 지역 공동체를 위한 언론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다양한 취재원과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해 더 살기좋은 사회를 꿈꾸고 있다.

 

자료협조 충청남도, 홍성군

발행일  201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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