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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문성식 2011. 2. 13. 10:05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었습니다. 90세,100세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지금은 국민 10명중 1명이 노인이지만 2026년이 되면 5명중 1명이 됩니다.

수명은 이렇게 자꾸 늘어나는데 은퇴연령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실제 은퇴연령은 53세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던 바 있습니다. 기대수명이 80세인데 은퇴연령이 53세라면 27년을 일 없이 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게 바로 노후자금 문제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 “남아있는 돈 없는 노후는 재앙”

앞으로 살아야 할 시간은 많은데 남아있는 돈도 없고, 돈을 마련할 방법도 없다면 남은 삶은 고통을 넘어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개인과 국가가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생각해보려 합니다. 지난 1월 시사기획 KBS 10에서 이 문제를 보도하면서 다루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기에 보다 폭넓게 이야기를 풀어가 보려 합니다.

"애들 넷 키우느라 돈은 한 푼도 못 모으고 몸은 아프고 셋은 이제 출가시켜야 하는데 돈이 나오는 곳은 없고 걱정이 태산 같아요" (오남수,62세,시장상인)

"은퇴까지 5년 남았는데 받을 건 국민연금밖에 없고 걱정이죠" (박태도,54세,직장인)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데 노후자금 준비를 할 여력이 없죠" (김혜순.50세,자영업)

"집은 있는데 현금이 없으니까 대출이 막혔더라고요.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소득이 없으니까 대출이 안 된다는 거예요. 지금 이 나이에 제가 무슨 소득이 있겠습니까?"(박광서,65세)

우선 노후자금 문제는 대상 연령에 따라, 또 각자의 경제적 처지에 따라 달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젊은이가 생각하는 노후자금, 나이 드신 분들이 생각하는 노후자금은 분명 다릅니다. 또한 같은 세대 속에서도 현재 경제적 여유가 있느냐와 없느냐에 따라 관점이 제각각입니다.

이 가운데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분들의 경우부터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노후자금은 가장 큰 화두입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0% 이상이 경제적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을 정도로 돈 문제는 안락한 노후생활을 운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첫 번째 계명은 바로 이것입니다.

1. 조바심을 내지 마라

은퇴를 하신 분들께"직장을 다닐 때와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게 무엇입니까?" 한번 물어보십시오. 100% 답은 같습니다.바로"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던 월급이 들어오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심하면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로 불안해진다고 합니다. 이 때 흔들리면 안됩니다.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차분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칫 조바심을 내다가는 그동안 모아놓은 재산을 크게 잃을 수도 있습니다.

■ “퇴직 뒤 1년간은 아무것도 하지 마라”

퇴직하면 1년간은 아무 것도 도모하지 말고 차분하게 공부하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모색해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견 맞는 말입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덜컥 거액을 맡긴다든지, 뭔가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은 화를 자초할 수 있습니다.

■ 투자에는 신중,또 신중해야 한다

어찌 보면 이건 대부분의 노인들이 머릿속으로는 알고 계신 ‘상식’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각종 무리한 투자로 재산상 피해를 입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은 얘기는 “난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사회가 날 가만 놔두질 않더라”는 것입니다.

어디에서 알았는지 퇴직금을 받자마자 각종 투자를 권유하는 제의들이 들끓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제의들은 한결같이 매우 달콤합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노인 분은 상가에 투자했다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분은 "머리로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했지만 막상 나에게 그런 제의들이 닥치니까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되질 않더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이번에 투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처럼 사람들을 유혹하더라”고 말했습니다. “생각할 틈을 잘 주지 않더라”고도 말했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덜컥 투자를 하는건 돌이킬 수 없는 재산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조바심을 내지 말아야 합니다. 가족과의 긴밀한 상의도 필수적입니다. 자신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던 것도 가족과 상의하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시사기획 10을 취재하면서 은퇴이후 각종 투자나 사기로 피해를 입은 분들의 사연을 KBS 방송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찾았습니다. 수십 년간 피땀 흘려 모은 돈을 안타깝게 탕진해버린 경우가 매우 많았습니다.

본인들께서 인터뷰를 사양하셔서 방송에서는 다루지 못한 것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남편이 친구들에게 8천만원을 빌려줬어요. 투자만 하면 대박이 터진다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서 돈을 빌려줬죠. 못받은지 5년도 넘었어요.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김모 씨.65세)

은행대출을 받아서 3천만원을 빌려줬는데 감감 무소식입니다. (강모씨.59세)

투자만 하면 2배로 만들어준다고 해서 4억원을 투자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이모씨.58세)

임대소득을 벌려고 상가에 투자했는데 상가가 당초 설명과 다르게 건물을 지어서 반도 입주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에 고발할 생각입니다. (이모씨.64세)

지인의 소개로 투자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당좌어음을 받고 수억을 빌려줬는데 회사는 망했고 돈은 전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이모씨.67세)

2. 돈을 맡기면 이자를 준다는 제의를 주의하라

"퇴직금 2억 5천을 주면 이자를 2부를 쳐서 매달 5백씩을 주겠다."

퇴직금이란 목돈을 손에 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주위에서 권유받았음직한 달콤한 제의입니다. 고정적인 수입원이 없어지기 때문에 매달 5백만 원을 받으면 생활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죠. 처음에는 돈이 잘 들어옵니다. 하지만 몇 달 뒤에 돈을 떼이게 되는 것, 전형적인 공식입니다. 실제로 이런 수법에 당하신 분들 한둘이 아닙니다. 이자를 받기 위해 원금을 통째로 내주는 건 상당히 위험한 투자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8천만 원을 투자하면 수익이 나든 안나든 한 달에 400만 원을 주겠다”

취재진이 인터뷰했던 전직 대기업 임원이 제의받았던 권유입니다. 들을 때에는 솔깃합니다. 하지만 막상 계약금을 넘기니까 얘기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열심히 영업을 하면 400을 벌 수 있다는 얘기였지 무조건 준다는 거는 잘못 전달된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달콤한 제의에는 늘 함정이 숨어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투자하면 ‘무조건’ 얼마를 준다는 건 현대 경제에서는 통용되기 어려운 공식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보면 납득이 안가는 이런 제의를 덜컥 수용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나는 절대 당하지 말아야지” 수백 번 다짐을 해도 귀신에 홀렸는지 뭐에 홀렸는지 순간 당하고 만다고 합니다. 은퇴 뒤에는 늘 자신을 관리하며 주의해야 합니다. 한탕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기억해야겠습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
3. 보증은 정말 위험하다

가훈을 "보증서지 말라"고 정하신 분들 제 주위에서 여럿 보았습니다.

상대에게 보증을 서는 순간 나와 상대의 관계는 갑과 을에서 을과 갑으로 변하게 됩니다. 저희들이 조사한 방송문화연구소 패널 중에서도 보증이라면 치를 떠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공무원으로 30년간 일하다가 퇴직했는데 아들이 빚보증을 서서 3억 원을 손해봤습니다. 공무원으로 30년간 일을 해서 얼굴이 나오는 인터뷰는 불가능합니다.(이모씨. 61세)

3년전에 지인에게 보증을 섰다가 3억 원을 손해봤습니다. 스스로 기가 막힌 건 30년 전 결혼 전에도 보증으로 집을 모두 날린 적이 있는데 또 이런 일을 당한 것이죠. 뭔가에 홀렸던 것 같아요(서모씨,62세)

직장 동료에게 보증을 섰다가 2억 원을 날렸습니다. 돈 빌려주고 떼이는 것만큼 바보같은게 없는 것 같아요.(김모 씨 62세)

평소에 돈 관계 깔끔하던 후배에게 퇴직금 2억 원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았습니다. 재판까지 가서 5천만 원을 받고 해결했습니다.

(최모씨, 66세)

보증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너무나 급하다면서 보증을 서는 사람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가깝고 친분이 있고 너무나 급하다면 인지상정상 괜찮겠지...하며 서명을 하게 되지만 그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것.
이런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을 상대방이 호소하더라도 냉정하게 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급하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생각을 해보겠다고 한 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가족과도 꼭 상의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실제로 소개됐던 김 모 씨의 사연입니다.

저는 2주에 한 번씩 인천 집에 올라가는 격주말 부부입니다. 남은 빚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렇게 생활을 하다 보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건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밥 먹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원에서 4시간 버스를 타고 다시 터미널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1시간여 거리도 그렇게도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터미널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데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저와는 20년 친구...무슨 일이냐고 묻자 아무것도 묻지 말고 따지지 말고 만나자고...걱정스런 마음에 약속을 했고 아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몰라보게 수척해있었습니다. 건강이 안좋은거냐 물으니 보증을 선거 있는데 잘못돼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고...닭똥 같은 눈물을 흘립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저 또한 몇 년 전에 그런 비슷한 일을 겪었던 터라 친구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위로를 해주다 보니 자정이 넘고 아내는 문자를 보내 서운한 마음을 연신 보내왔지만... 저는 술에 취해 몸도 마음도 비틀거리는 친구를 두고 갈 수 없었습니다. 친구와 어떻게 헤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눈을 떠보니 집이었습니다.

성당을 다녀온 딸에게서 비로소 어제가 결혼기념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면 놀래켜주려고 아이들은 용돈을 털어 케이크까지 준비했다고 합니다.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집안 구석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쓸고 닦고 하다보니 아내의 화가 겨우 풀어졌습니다. 꿀맛 같은 저녁을 먹고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등에 지고 집을 나섭니다. 차가워진 바람을 뜷고 버스에 오르는 순간 다짐을 해봅니다. 다음에 올라올 때는 술집 말고 꽃집에 들려야겠다고...

4. 재취업이 함정이 될 수도 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정년퇴직을 합니다. 꿈 많은 청춘을 보냈던 일터를 명예롭게 떠나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론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이런 심리를 이용한 것일까요 정년퇴직식이 끝나면 유명 기업체의 정년퇴직자 명단이 공공연히 돈다고 합니다. 투자를 권유하는 전화가 상당수이지만 이 가운데에는 재취업을 권유하는 제의도 많다고 합니다.

대기업을 정년퇴직한 이모 씨의 말입니다.

"회사를 임원으로 퇴직하고 집에서 뭘 할까 걱정하던 차에 몇 군데에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래서 전화 내용을 보니까자기 회사에 와주면 좋겠다. 그러면 상당한 대우 해주겠다 그런데 그 어디에서 우리 집 주소를 알았는지 그걸 모르겠단 말이에요 처음에는 몇 군데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업체 제품을 파려는 상술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부장님 직함을 드릴 테니 제품을 하나 팔아 달라. 파는 거에 대해 커미션 준다는데 오는 사람마다 다 부장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품 한개 가격이 장난이 아니에요. 상당히 비싼 거죠. 결국 한 대 사고 그걸로 팔지도 못하고 끝인 거죠"

이 씨는 비슷한 시기 다른 동료가 겪은 피해도 전해줬습니다.

"식품업체 근무하다 나오신분인데, 여비서도 한 명 주고 차량 한대 주고 사무실도 따로 주겠다 하는 제의를 받았대요. 그런데 나중에 투자를 그쪽에서 요구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투자해서 나중에 투자금까지 날리는 거죠.

이 씨의 동료는 이런 식으로 퇴직금을 모두 날렸다고 합니다.

"투자한 금액을 나중에 봉급이나 자동차 경비나 여직원 봉급 이런 걸로 찾을 때까지 부도가 안나고 잘하면 천만 다행인거고. 대부분은 결국 퇴직금 날리는 거죠. 그런 경우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모든 업체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간부로 덜컥 재취업하는 건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재취업은 보증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됩니다. 업체 간부로 취직할 경우 사업상 이런 저런 보증을 서게 되기 때문입니다.

시사기획 KBS 10에서 소개해드렸던 이종수씨의 경우는 부인이 친척의 등기이사로 재취업하면서 이런 저런 보증을 선게 발목을 잡은 케이스였습니다. 이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회사의 모든 부채를 떠안게 됐고 한국의 경영사관학교를 짓겠다는 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 씨의 말입니다.

"제 집사람이 친정 사촌언니의 남편이 경영하는 건강식품 회사에 투자를 했고 또 중역으로 연대보증을 섰는데 그 회사가 잘못됨으로 해서 투자금도 날라가 버렸고 또 연대보증 선 돈도 여태까지 벌어서 물어줘야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거죠"

"채권자들이 찾아와서 벗은 채로 화장실에서 안 나와서 용변을 못 보게 하는 경우,드러누워서 돈 나올 때까지 안 간다고 드러누워 있는 사람에 별의 별 수단을 강구하는데 그런 고통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에요"

은퇴한 분들은 누구나 재취업을 소망합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재취업을 할 때에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눈높이도 낮춰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자녀는 노후의 적이다?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께서 듣기에는 불편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얘기입니다. 매년 경매 처분되는 노인들의 자산 상당수가 자녀들 때문에 처분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3,40대에는 자녀의 사교육에 투자하느라, 50대 이후에는 자녀들 결혼비용대느라, 60대가 되면 자녀들 사업자금 대주다가 등골 휘는 게 바로 우리의 부모님들입니다. 하지만 80,90까지 살게 될 날이 다가왔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5. 자녀들과의 돈 관계를 분명히 하라

자녀들과의 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6,70대는 젊어서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일종의 샌드위치 세대인 셈이죠. 부모와 자식을 동시에 돌봐야 했지만 정작 당신들이 노인이 된 지금 기댈 곳이 없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 아직까지 자녀들 돈 대주느라 등골 휘는 노인분들이 계시다면 한번쯤 고민을 해보셔야 합니다.

노인 분들이 자녀들에게 목돈을 대줘야 하는 상황은 크게 보면 사업자금과 결혼자금, 유학자금 이렇게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어리석은 투자중 하나는 없는 형편에 퇴직금을 빼서 자녀들의 유학자금을 대는 형태일 것입니다. 애들 유학 보내느라고 노후준비가 안 된다는 게 결코 자랑이 아닙니다. 과연 자녀들이 행복하면 내가 행복할 까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퇴직금은 퇴직하고 여생을 보내기 위해 젊어서 피땀 흘려 번 돈입니다. 이 중요한 돈을 아무런 고려 없이 덜컥 유학자금 등 사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사업자금을 대주는 것 자녀의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과 실패할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안될 걸 알면서도 돈을 대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자식에 대한 애틋한 사랑에 부모 마음이 이성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거죠.

취재진이 만난 70대의 최성민씨는 아들에게 사업자금으로 1억 원을 빌려줬다가 모두 잃었습니다. 아들은 인터넷 쇼핑몰, 프랜차이즈 주점, 이것저것 해봤지만 결국 모두 접었습니다. 아버지는 안 될 걸 알면서도 돈을 빌려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최 씨의 말입니다.

" 요새 부모들이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잖아요 할 수 없어요 자꾸 떼쓰고 어떻게 보면 처량해도 보이고 부모 네들이 할 수 없더라고요.

"우리가 자식들에게 신세진다는 것 그건 이제 그만두고도 자식들이 지 스스로 벌어서 부모 네들에게 손 안 벌리는 거 그게 효도라고 요즘은 다들 그렇게 생각해요"

부모 부양은 고사하고 더 이상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는 자녀가 최고의 효자 효녀가 된 그런 세상이 돼 버린 건 아닌지 씁쓸합니다.

취재진이 만났던 또 다른 어머니의 사연입니다.

"아들이 사업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5천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이미 그애는 제가 마련해준 집까지 사업자금으로 탕진한 뒤였죠. 저는 더 이상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했고 그러자 아들은 저를 방에 밀어놓고 감금했습니다. 돈을 줄때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루 만에 저는 풀려났지만 저는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아들은 그 때 저를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여러 차례 이 어머니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어머니는 아들 걱정에 이를 사양했습니다.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똑같은 가 봅니다.

"저를 감금했던 아들이지만 혹시 아들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릅니다. 인터뷰는 하지 않겠습니다."

노후자금을 준비하는데 있어 주의해야 할 것들을 우선적으로 정리해봤습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조바심을 내지 마라

- 퇴직을 하면 매달 꼬박꼬박 나오던 월급이 나오지 않아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이 때 조바심을 내면 안됩니다. 퇴직 후 1년간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음을 새겨둬야 합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덜컥 투자를 하는건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퇴직금은 함부로 맡기지 마라

- 퇴직을 하면 퇴직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주위에 들끓게 돼있습니다. 퇴직금을 통째로 맡기면 이걸 굴려주고 매달 이자를 주겠다고 유혹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몇달 이자 받다가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주의해야 합니다.

3. 재취업도 함정이 될 수 있다

- 이름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재취업을 하면 안됩니다.

물건을 구매할 것을 강요한다든지, 투자를 할 것을 권유한다든지 하는 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게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보증은 절대 서지마라

- ‘보증 서지 말자!’가 가훈인 가정이 많다고 일전에 말씀드렸죠?

5. 가족과의 돈관계를 분명히해라

- 자녀에게 무모하게 학자금을 대준다든지

사업자금을 대주면 안됩니다. 4번과도 밀접한 관련이 되는데 자녀의 보증을 섰다가 크게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죽하면 자녀는 노후의 적이다? 라는 말까지 나왔겠습니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노후준비에 있어 주의해야 할 것들을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은퇴를 앞둔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노후자금이 있어야 적정한 것일까요? 삼성증권은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준비된 은퇴를 위해서는 최소 4억 원이 있어야한다는 결론을 내놨습니다.

■ “은퇴 전까지 4억 원은 있어야”

35세의 근로자가 60세에 은퇴해 80세까지 20년간 월 2백만 원의 생활비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은퇴시점에서 계산할 때 9.2억 원에 달합니다.

물가상승률을 3%로 은퇴 기간중 세후 투자 수익률을 4.5%로 감안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만일 은퇴이후 필요한 월 생활비의 규모를 백만 원으로 낮춘다면 은퇴시점에서 필요한 자금은 4.6억 원 정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삼성증권은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 2인 가족의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할 때 30대 중반의 평균적인 우리나라의 ’가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퇴이후를 준비한다고 할 때 필요한 은퇴자금의 규모를 최소한 4억 원으로 설정했습니다.

결국 은퇴시점까지 4억 원을 축적할 수 있다면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자신이 보유한 은퇴자금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고 각종 공적연금과 퇴직연금 등을 활용해 은퇴생활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4억 만들려면 30대 중반부터 매달 60만원 저축해야”

하지만 은퇴시점까지 4억 원을 만든다는 게 생각만큼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4억 원을 만들려면 30대 중반부터 25년간 최소 매달 60만원은 저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노후자금 만들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 생애 주기에 걸쳐 자녀들의 학자금, 결혼자금 등에 등골이 휘는 우리의 부모님들에게는 4억원 정도를 준비하는 게 그렇게 쉬운일이라고 말할수 없습니다.

어렵다고 마냥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든 노후자금을 마련해야할텐데요,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노후자금 운용 요령에는 어떤 게 있는 지 살펴봅니다.

1. 지금 바로 당장 시작하라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최대한 빨리 준비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데 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무리 늦었더라도 지금 바로 당장 시작하는 것입니다.

김도현 삼성증권 투자컨설턴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은퇴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할까요? 저는 딱 세마디합니다.지금 바로 당장입니다. 은퇴준비는 빨리할수록 좋습니다. 빨리할수록 좋고 작은 금액이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하시는 것이 굉장히 좋은 전략이지 자기가 굉장히 무리한 범위 내에서 한꺼번에 목돈 집어넣어서 이거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건 좋은 은퇴플랜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은퇴를 최대한 늦춰라

하지만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목전에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앞길이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 직장으로부터의 은퇴가 일로부터의 은퇴로 이어지지 않도록 은퇴시기를 최대한 늦춰보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노인주유원이나 정원사 등 생각보다 많은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 65세 이상인 분들에게 많은 기회가 간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눈높이만 조금 낮춰보면 일자리를 찾는 게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3.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라

금융자산은 하나도 없는데 집만 한 채, 두 채 갖고 계신 분들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은퇴를 했을 경우 현금이 제대로 창출이 안 되기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신한은행 이관석 재테크 팀장의 설명입니다.

"본인의 기대수명까지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특히 금융자산의 비중이 부동산 자산에 비해 너무 적거든요 그래서 부동산만 갖고 있다든지 또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 재원이 없는 분들이 실질적으로 본인의 재산을 효과적으로 이전하거나 상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본인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공적 연금에 관심을 가져라

그런 점에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연금입니다. 우리 국민에게는 이미 국민연금이라는 좋은 공적연금이 있습니다.

만약 연금에 관심이 있다면 내 국민연금 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언제 연금을 수령하게 되며 혹 연금 보험료를 미납한 경우는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연금 보험료를 제 때 못내 60세가 되어도 연금을 탈 수 없는 사람이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국민연금부터 챙겨보는게 노후 준비의 기본입니다. 최근에는 연금 가입 의무가 없는 주부들도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임의가입이라고 합니다. 국민연금은 다른 어떤 민간연금보다 조건이 좋은 상품이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여기에 대해서는 일전 국민연금 편에서 더 자세히 설명드렸습니다.)

다음 편에는 공적 연금 외에 민간연금 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 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줄어드는 국민연금 수령액을 민간연금으로 보완하려는 시도는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감지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상품은 민간 금융권의 개인연금입니다.

■ 개인연금- 매년 40% 이상의 증가율

국민은행 이정걸 재테크 팀장은"연금에 대한 관심은 지난 2000년 이후부터 꾸준히 계속되고 있고 그 바탕에는 연금에서 받을 수 있는 소득 공제 효과가 있다"며"지난 2007년부터 계산해본다 하더라도 매년 4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가입목적 상당수는 소득공제용”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분들의 가입목적은 상당수가 소득 공제입니다. 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창구의 유진원씨는"직장인들이 절세상품으로 연금저축상품을 많이 가입하고 있다"며"한달에 25만원씩 입금을 하면 연간 300만원까지 100% 소득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월 25만원씩 많이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300만원까지만 소득 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월 25만원씩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사람마다 조건은 다르지만 대략 20년 이상 가입하면 복리조건임을 감안할 때 훗날 1억원 가량을 다섯차례에 걸쳐 수령할 수 있게 됩니다.

■ “6년만에 거의 대부분이 해지”

하지만 이렇게 가입을 해놓아도 중간에 해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게 문제로 지적됩니다. 보험연구원이 개인연금 가입자 천7백 가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0년 가입한 사람이 100이라면 2년차에는 가입유지 비율이 69%, 3년차에는 42% 4년차에는 27%로 갈수록 낮아졌습니다. 결국 6년차가 됐을 때 여전히 개인연금을 유지하는 사람은 7%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조사대상자의 평균 개인연금 가입기간은 2.6년에 불과했습니다.

개인연금은 최소 10년이 지나야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면 결국 개인연금은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수단으로는 자리잡지 못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다시 말하면 절세효과만 감안하고 연금에 가입했던 사람들이 돈이 부족해지자 몇년도 되지 않아 연금을 깨버리는 게 우리의 실정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절세효과만 주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유인책이 절실하고 가입자 역시 덜컥 연금을 깨버리는 악수를 두지 않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즉시 연금- 목돈을 맡기고 연금을 탄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은행에 맡기고 대신 연금을 수령하는 제도입니다. 목돈은 있는데 다달이 들어오는 수입이 없는 노인분들이 많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은행에 맡기는 액수에 따라 연금이 책정돼 매달 일정 금액의 연금을 받게 되고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처음 맡긴 금액에서 연금 수령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상속됩니다. 다른 연금 상품에 비해 많이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괜히 목돈 손에 들고 있다가 엉뚱한 곳에 투자하는 일을 막는데 즉시연금은 효율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퇴직연금-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는다

퇴직연금도 최근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외국계 유통회사로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코스트코 코리아를 방문했습니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최근 전 직원에게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회사는 퇴직금을 매달 입금해주고 사원들은 이 돈을 스스로 운용해 퇴직할 때 연금형태로 받게 됩니다. 처음에만 해도 퇴직금 제도에 익숙한 직원들에겐 다소 생소하기만 했지만 이젠 익숙해진 분위기입니다.

사진: 코스트코 코리아 사무실

코스트코 코리아의 권영삼(39)씨는 "처음에는 많이 생소했다"며 "퇴직금을 여태까지 누진제로 적립만 돼 있었는데 이걸 투자까지 같이 할 수 있는 상품이어서 처음에 투자를 퇴직금으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사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코스트코 코리아의 이상순(53)씨는 "처음에는 연금으로 받는다고 해서 생소하고 잘 몰랐는데 연금으로 받는게 더 좋은 거 같았어요 자식들한테 손벌리지 않고 노후생활이 좀 더 풍요로울 것 같아서요"라고 말했습니다.

■ 국내에서는 2005년 도입

선진국에선 이미 활성화돼있는 퇴직연금 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지난 2005년 12월입니다.선진국에 비해서는 시작이 늦어도 한참 늦은편이지만 그래도 4년만에 5인 이상 사업장의 13%가 가입해 빠른 증가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의 경우 DC형(확정기여형)과 DB형(확정급여형)이 있습니다.DB형은 퇴직이후 받는 연금 수령액이 이미 확정돼있는 것이고 DC형은 연금 수령액을 개인 계좌에 넣어주면 근로자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연금을 수령하는 것입니다. 코스트코 코리아의 경우 DC형으로 퇴직연금을 도입했는데요, 직원들이 계좌에 자신의 돈을 추가 불입해 재테크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사진: 한재석 코스트코 코리아 인사팀장

코스트코 코리아의 한재석 인사팀장은"회사가 퇴직금을매월 지급해주고 있고 사원들도 추가로 돈을 불입할 수 있다"며 "현재 나이가 많은 사원들은 보너스를 받을 경우 보너스를 퇴직 연금 계좌에 넣으려고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금융산업 발전에 꼭 필요한 제도”

퇴직연금은 국민의 노후 생활 향상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제도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박진호 교보생명 상무는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퇴직연금이란 것이 국민들의 노후자금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투자를 하면서도 수익률을 높여야하는 부분이있다"며"그러다보니까 퇴직연금이 전체 경제 측면에서 보면 적립식 펀드같은 그런 역할을 해서 금융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상무는 "퇴직연금의 시장이 안정화되고 규모가 커지고 그러다보면 경기가 살아나고 다시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그 소득이 늘어난 것이 다시 퇴직연금의 활성화가 되고 다시 금융시장에 돈이 들어오고 이렇게 경제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금융권에서는 각축전이 치열합니다. 지금까지 줄어드는 국민연금 수령액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 연금 상품 가운데 개인연금,즉시연금, 퇴직연금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편에는 주택연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택연금 제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인의 경우 가진 것은 달랑 집 한 채뿐이고 금융자산은 전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령자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활용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대출이자나 대출 원금을 상환하기 어려워 대출을 받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주택연금을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가 있습니다.

■ 주택연금 - 집을 내놓고 연금을 받는다

지난 2006년 도입된 주택연금은 초창기 역모기지란 이름으로 불렸다가 얼마 전부터 이름을 주택연금으로 바꿨습니다. 주택연금은 쉽게 말해 자신의 집을 내놓고 대신 연금을 받는 상품입니다.

가입자격은 60세 이상 1주택자로 시가 9억 원 이하의 주택이 대상입니다.
집을 내놓으면 주택금융공사는 이 집에 대해 보증을 서고 은행은 이 집에 대한 연금을 대출 형태로 평생 지급받게 됩니다. 부부가 모두 사망한 뒤에 이 집은 경매처분 됩니다.

■ 나이가 많을수록, 주택 가격 높을수록 연금액 많아져

아파트 가격과 가입 당시 연령에 따라 연금액은 달라지는데 시가 3억 원 아파트라면 60세는 70만 원, 70세는 106만 원, 80세는 168만 원의 연금을 매달 받아 나이가 많을수록 연금액이 많습니다.

또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연금액이 많아 아파트 가격이 5억 원인 경우 60세는 118만원 70세 212만원 80세 337만원을 받습니다.

연령과 아파트가격에 따른 구체적인 월지급금은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연령별 월지급금 (종신지급방식, 정액형 기준, 단위:만원)

주택가격

연령

1억

2억

3억

4억

5억

6억

7억

8억

9억

60

23

47

70

94

118

141

165

189

212

61

24

49

73

98

122

147

172

196

221

62

25

51

76

102

127

153

178

204

230

63

26

53

79

106

133

159

186

212

239

64

27

55

83

110

138

166

193

221

249

65

28

57

86

115

144

172

201

230

259

66

30

60

90

120

150

180

210

240

270

67

31

62

93

125

156

187

218

250

281

68

32

65

97

130

162

195

228

260

293

69

33

67

101

135

169

203

237

271

305

70

35

70

106

141

177

212

248

283

319

71

37

74

111

148

185

222

259

296

333

72

38

77

116

154

193

232

270

309

342

73

40

80

121

161

202

242

283

323

346

74

42

84

127

169

211

254

296

338

350

75

44

88

133

177

221

266

310

354

354

76

46

92

139

185

232

278

325

359

359

77

48

97

146

194

243

292

340

365

365

78

51

102

153

204

255

306

357

371

371

79

53

107

160

214

268

321

375

377

377

80

56

112

168

225

281

337

385

385

385

81

59

118

177

236

296

355

393

393

393

82

62

124

186

249

311

373

402

402

402

83

65

131

196

262

327

393

412

412

412

84

69

138

207

276

345

414

424

424

424

85

72

145

218

291

363

436

437

437

437

86

76

153

230

307

384

453

453

453

453

87

81

162

243

324

405

470

470

470

470

88

85

171

257

343

429

491

491

491

491

89

91

182

273

365

456

515

515

515

515

90

97

194

291

388

485

544

544

544

544

* 90세 이상은 90세와 동일한 월지급금(자료:주택금융공사)

■ 초과 차액은 국가지급, 남으면 자녀 상속

부부가 모두 사망한 뒤에는 주택가격과 받았던 연금액을 정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주택 시가는 3억 원, 받은 연금액은 4억 원으로 주택가격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았다면 차액 1억 원은 국가가 지급합니다.

반면 받은 연금액이 2억 원으로 주택가격보다 적게 받았다면 차액인 1억 원은 자녀에게 상속되는 식입니다.

다만 시가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가입대상에서 제외되고 주택법상의 주택, 즉 아파트와 단독주택, 다가구 주택만 가입대상이 되기 때문에 오피스텔이나 실버 주택, 상가, 판매나 영업시설, 전답은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연금에 가입하는데 있어 별도로 들어가는 비용은 많지 않습니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데 이 때 근저당권 설정에 들어가는 법무사 수수료와 대출약정시 인지대만 소요되고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소요되는 등록세와 교육세 농어촌 특별세, 국민주택채권의 매입의무는 면제됩니다. 다만 신청하는 주택이 인터넷에서 시세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에는 감정평가 수수료가 별도로 들어갑니다.

주택연금을 신청하기 전에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갚을 자금이 준비된 분들은 대출금 상환 후에 주택연금을 신청하면 되고 자금이 준비돼 있지 않은 분들은 대출 금액이 주택연금 대출 한도의 50%이내인 경우에는 별도의 자금을 준비하지 않아도 가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존 주택담보 대출금의 규모가 주택연금 대출한도의 5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초과하는 금액만큼은 별도로 마련해야 가입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자면 주택연금대출한도가 1.5억 원, 주택담보대출금이 1억 원인 경우에는 별도 자금 마련 없이 가입이 가능하지만 주택연금대출한도가 1.5억 원 주택담보대출금이 2억 원인 경우에는 5천만 원의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이는 것입니다.

■ 종신지급방식과 종신 혼합방식중 선택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는 총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대출금을 유보 없이 매달 일정 금액을 받는 종신지급방식과 의료비와 주택수리비 등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서 연금 대출금의 일부는 유보하고 나머지를 매달 나눠 받는 종신 혼합방식이 있습니다.

만약을 위해 유보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는 대출한도의 30%이지만 기존의 주택자금 대출금 상환이나 임대보증금 반환용도가 포함되는 경우는 대출한도의 50%를 유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비와 주택자금 대출금 상환 등 목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분들은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종신 혼합방식을 선택하면 되고 종신지급방식을 선택해 이용하다가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진 경우에는 지급방식을 종신혼합방식으로 변경하면 됩니다.

다만 지급방식을 바꿀 경우에는 한꺼번에 목돈을 활용함에 따라서 기존에 받던 월 지급금이 줄어든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분들은 평균 한 달에 100만 원 정도의 연금을 받고 계십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주택금융공사 콜센터 1688-8114나 주택금융공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주택금융공사 상담창구를 직접 방문하셔도 되겠습니다.

■ 가진 재산은 집 한 채, 소득은 없다면 고려해볼 필요

주택연금은 가진 재산은 집 한 채뿐이고 새롭게 창출할 소득은 없는 노인들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주택연금은 주택은 갖고 있지만 생활비가 부족한 분, 자녀들에게 생활비 부담을 주지 않고 독립적인 노후생활을 즐기려 하는 분들에게 유용한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허근원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부장은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정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게 주택연금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모아놓은 돈 없어 집만 한 채 있고 여유자금이 없는 분들이라면 자녀들에 대한 상속이라든가 하는 욕심을 버리시고 그 집을 기반으로 해서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하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은 몇 년 전 주택연금에 가입한 이기창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올해 79살인 이기창 선생님은 2년 전 서울 불광동의 92제곱미터, 28평형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백37만 원의 주택 연금을 받습니다.

이 씨는"퇴직금이 다 떨어지니까 등에서 식은 땀이 나더라"며 "그래서 뭐가 있나 찾아보다가 주택연금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 집을 내놓는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

하지만 걸림돌도 있습니다. 주택을 주거수단이 아닌 평생 재산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걸림돌입니다. 아무래도 사망한 뒤에는 집을 내놓아야 하니 상속을 염두에 둔 자녀들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제도가 시작된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가입자는 2천 명을 조금 넘어선 수준입니다.

하지만 죽을 때 집을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만큼 일찍 죽지도 않습니다. 은퇴 뒤 10년 20년 살 것이 아닌 30년 40년 산다고 생각하면 노후 자금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기창 할아버지는 "주택 연금에 가입한 뒤 여유가 생겼다"며 "돈이 없을 땐 기름보일러 기름 떨어지는 것 보는 것처럼 마음이 불안했는데 이젠 여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민간 금융권의 개인연금, 즉시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을 기반으로 개인연금상품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자신의 노후를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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