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안토니 블룸이 쓴 <기도의 체험>이라는 책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가 젊었을 때의 어느 휴일 날,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집에 연락하지 못하고 외박한 일이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는 '네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에 블룸은 불쑥 "교통사고라도 생긴 줄 아셨습니까?"라고 퉁명스럽게 답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런 것쯤이야 괜찮다! 네가 죽었다고 치더라도 그것은 그리 걱정할 큰 문제가 아니다. 나는 혹시 네가 너의 결백을 잃지 않았는지 걱정한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사람의 가치가 어디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분입니다. 이 아버지는 또 한번은 "네가 살아 있든지 죽든지 그건 중대한 문제가 아니다. 참으로 중요한 건 네가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참으로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을 주는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사실 살아 있든지 죽든지,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리, 정의, 사랑을 위해 살고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것야말로 가장 값지고 보람된 삶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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