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겨울로 가는 기차를 타기 전에 / 유리바다 이종인

문성식 2011. 1. 26. 06:53

       
      겨울로 가는 기차를 타기 전에 / 유리바다 이종인 
      한번은 꼭 만나자고 했습니까 
      쓰던 편지를 찢고 새 옷을 꺼내 입겠습니다
      꽃은 서둘러 피지 않고 
      잎은 서둘러 지지 않는 산목숨의 땅에서 
      유별나게 당신은 일찍 떠나가곤 했습니다 
      어둠이 가난처럼 드러누운 기차역에서 
      나는 천천히 추억을 밟고 갔습니다 
      세상의 꽃이란 꽃은 다 손에 거머쥐고 
      당신의 머리에서 발끝으로 지나갔습니다 
      단잠을 자고도 온몸이 아프거나
      바람도 없는 대낮에 창문이 흔들리거든
      바위처럼 굳어버린 내 그리움이
      먼저 다녀갔다 생각하시기를
      사랑은 이처럼 
      아픔을 통해 치유되는 기도임을 아시기를
      겨울로 가는 기차를 타기 전에 말입니다 
      


      영상 / 꽃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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