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만 석유 난로위의 양철 주전자에서 온종일 끓고 있던 생강차, 유자차는 겨울철에 생각나는 추억의 한토막이다. 겨울 약차는 추위에
얼어붙은 몸을 녹여줄 뿐 아니라 감기, 몸살을 막아주는 우리의 전통적인 '예방백신'이었다. 약차는 음식과 약의 중간쯤에 해당한다. 약으로 쓰는
식물 중에서 성질이 강하지 않은 것을 골라 물에 달이거나 담근 뒤 음료로 마시는 것이다. 한방약과는 달리 약차는 대부분 독이 전혀 없는 생약을
사용하므로 비전문가도 안심하고 만들어 마실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계절에 어울리는 것이 따로 잇다. 겨울엔 추위를 쫓는 약차를 골라
뜨겁게 데워 마셔야 제격이다.
1. 소동파가 예찬한 생강차생강은 한방에서 감기약으로 통한다. 생강차는 위나 장이 냉해 소화가 잘되지 않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 알맞다. 더운 성질을 갖고있어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그러나 몸의 열을 올리고 지나친 흥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혈압이 높거나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2. 찬 기운을 몰아내는 계피차계피는 계수나무
속껍질로 한방에선 계육으로 부른다. 속을 따듯하게 한다. 몸이 허해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이 먹으면 땀이 난다. 생강과 계피를 넣어 끓이기도
한다. 이차를 마시면 추위로 잔뜩 움츠려든 어깨가 펴진다.
3. 한방 소화재 귤피차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은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또 구연산, 정유 레몬이 들어있어 피로회복과 감기 예방을 돕는다. 말린 귤껍질을 물에 넣어 달인 것이 귤피차다. 귤을
먹기 전에 깨끗이 씻은 뒤 껍질을 벗겨 말려 사용한다. 구역질과 열이 나고 감기에 걸렸거나 갈증, 기침, 가래가 있을 때 마시면 효과가 있다.
귤껍질은 한방 소화제로 쓰이므로 식사 후 귤피차를 마시면 속도 개운해진다.
4. 주독을 풀어주는 칡차말린 칡
껍질인 갈근을 재료로 만든다. 연말연시 주독과 숙취를 푸는데 좋다. 칡꽃을 달인 갈화차도 술꾼들의 벗이다. 민간요법에선 칡뿌리와 꽃을 함께 달여
마시기도 한다. 음주 후 칡차를 마시면 술이 빨리 깰 뿐 아니라 술로 인해 생긴 열, 갈증, 구토, 식욕부진, 구역질 등이 가벼워지거나
사라진다.
5. 부작용 없는 수면제 대추차'대추 보고 안먹으면 늙는다'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건강에 이롭다는
뜻이다. 대추차는 열을 내리고 기침을 멎게한다. 변비를 없애주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피로 회복에도 그만이다. 기나긴 겨울밤에 불면증으로
시달린다면 잠들기 전에 대추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6. 비타민 C의 보고 감잎차감잎엔 채소, 과일이 귀한 겨울철에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C가 풍부하다.
그러나 물을 넣고 끓이면 비타민C가 파괴되므로 끓었던 물에 넣어 우려내는 것이 좋다. 이 차엔 카페인이 없으므로 많이 마셔도 밤잠을 설치는 일이
없다.
7. 기침을 멎게 하는 모과차모과는 덜 익었을 때는 녹색이나 익으면 노란색을 띤다. 모과차는 성질이 더워
위를 따뜻하게 하고 구토, 곽란을 치유한다. 설사를 멎게 하며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것도 막아준다. 기침과 변비 해소에도 유효하다. 몸에 원기가
없고 피곤할 때 마시면 체력이 보강된다.
8. 눈을 맑게 하는 구기자차한방에선 눈을 맑게 하는 두 종류의 약재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구기자다. 구기자는 눈이 어둡고 침침해진 노인들에게 주로 처방하는 약재다. 구기자차는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간의
지방을 분해시켜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열을 내려준다. 간, 신장을 보해 눈이 맑아지게
한다.
9. 편도선이 부었을 때는 유자차감기, 몸살이 있을 때 유자차를 뜨겁게 끓여 마시면 몸에서 땀이 나고
열이 내린다.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편도선이 부었을 때도 효과가 있다. 과음하거나 임신부가 입맛을 잃었을 때도 권할 만하다. 피부 미용에도
좋다.
10. 체력 보완하는 인삼차인삼엔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어 흥분과 피로를 해소하고 정력과 체력을 길러준다.
인삼차는 빈혈, 저혈압, 냉증, 감기, 위장병, 당뇨병 등의 예방 병후 회복에 유익하다. 자주 권태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좋다. 그러나 6개월
이상 연속 복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열이 많은 사람은 부작용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