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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백로도 외 다수

문성식 2019. 1. 26. 09:36


김홍도의 백로도 외 다수



 김홍도. 백로도. 병진년화첩, 1796년, 지본담채, 26.7 x 31.6cm, 호암미술관 소장.

 

 

 

근대화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땅들, 우리는 그 고느적한 습지들을 잃어버렸다.

내가 그것을 알게 된 것은 북한을 다녀오고서 였다.

그 곳의 천연의 손대지 않은 땅들을 보면서 '김단원이 그린 것은 이 들녘이었구나.' 감탄하고 감탄했다.

하지만 이는 또 남한의 땅으로 돌아오면서 느낀 아쉬움이었으니,

우리의 풍경들은 왜이리 변한 것일까.  

계속 이어지는 들녘과 작은 연못, 그리고 살찐 고기를 찾아 이곳에 몸담은 백로들이 이 그림의 전부이다.

참 아쉬운 것은 이러한 풍경들을 그린 조선화가는 김단원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조선사람들이 오고 가며 보아오던 평범한 풍경들이

이제 우리에게는 너무 값어치가 큰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단원이 손에 익은 붓을 써서 그린 평온하기 그지 없는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에 아무래도 불편한 마음 구석을 어쩔 수 없다.

다만 조선 땅의 아름다움과 김단원의 솜씨에 감탄하고 감탄할 뿐.  

 

  

 


 

김홍도. 비학도. 지본수묵담채, 27,5 x 33cm, 서울 개인 소장.

 

  

 갈필로 그려진 바위산과 키 작은 고목 왼편으로 두루미가 날아오른다.

아마도 단원은 참선중이었나보다.

비워둔 것이 허공이 아니라 가득차서 날아오르니

선학임을 비로소 알겠다.

 
  

 

 

 

김홍도. 선유도. 지본담채, 32 x 42cm, 평양 조선미술관.

  

 

 

김단원의 그림은 산수와 풍속이 만난 명작이 많다.

깔끔한 구도며, 명료한 경물이 즐거운 선들 속에서 노랫소리가 가득하다.

저리 날아가는 3마리의 새가 그림에 보다 활력을 넣는 듯하다.

풍속이 들어간 단원 그림으로 50대 이후의 득의작이다.

 

 

 


 

김홍도. 송석원시사야연도. 1791년, 지본수묵담채, 25.5 x 32. 개인 소장.

  

 

 

 김홍도의 절정의 가장 입구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이미 기이한 구도며 가득한 시정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47세의 득의작이다.

 

 

  


 

김홍도. 좌수도해도. 지본담채, 26.6 x 38.4cm, 간송미술관 소장.

 

 

 

달마는 어느새 아이가 되었다.

지푸라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며, 그만 곤해 잠들었다.

이 가득한 맑음은 무엇일까?

단원이 화선(畵仙)이라 함은 바로 이러한 그림들에서 당당해 지는 것이다. 

그 격식은 간략하게 하면서 그 뜻은 더 높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자유롭기 그지없는 파도, 동자를 이룬 선들이며,

그 붓질 몇번이나 들어갔고 번개보다 느렸을까. 

그리고선 그림을 살려서 이토록  감동은 가득하니,

마치 도를 이룬 스님의 발걸음같다.

선적인 경지를 내포한 단원 말년 단구 낙관의 걸작이다.

 

 

 

  

 

김홍도. 청명낭화도. 지본수묵, 41.7 x 48cm, 간송미술관 소장.

 

 

 

 홍도라고 관서가 되어있는 특이한 그림이다.

그림을 채우고 있는 것은 파도와 안개일 뿐이다. 그 속에서 파도소리만 가득하다.

단원의 그림은 항상 가득히 자연의 소리들을 들려준다. 

 

 

 

 

김홍도. 소림명월도. 병진년화첩, 1796년, 지본담채, 26.7 x 31.6cm, 호암미술관 소장. 

 

 

 

 

단원의 병진년화첩은 단원절세보첩이라고도 한다.

아마도 중년 단원의 기량을 다 쏟은 화첩이 아닐까 싶은데,

그림들의 세련미가 높을 뿐 아니라, 단원만의 개성이 너무 나도 훌륭하게 녹아있는 화첩이다.

그 중에서도 이 소림명월도는 가장  대표적인 그림인데,

그 전에는 전혀 그림의 중심 소재가 못 되었을 소림이 전면에 포치되고,

그 뒤로 달이 은은하면서도 바르게 있고,

그 곁으로 개울물 소리가 화면을 받쳐주는 매우 특이한 그림이다.

보통 소림이 그려진 곳에 모정과 인물이 중심에 등장한다.

러나 이 소림명월도에는 관습적으로 등장하던 정자와, 인물, 대나무숲 어느것도 찾아볼 수 없다.

더군다나, 단원이 그만의 특유한 필치로 만들어낸 우리 산천의 나무들이 주제로 전면에 부각된 것이 놀랍다.

그러면서 그림의 완성도가 높고 훌륭한 효과를 내는 것은 단원이기에 가능한 것인듯 하다.

단원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화가이다.

  

 

 

 


 

김홍도. 계변수금도. 병진년화첩, 1796년, 지본담채, 26.7 x 31.6cm, 호암미술관 소장.

 

  

 

 

 

김홍도. 월하청송도. 지본수묵담채, 29.2 x 34.7cm, 개인 소장.

 

 

 

 과거 대수장가였던 이병직이 소장했던 작품으로 최근에야 재공개가 되었다.

단구 낙관이 있는 그림치고는 필치가 매우 꼼꼼한 편이다.

그림 전반을 지배하는 서정을 제시가 증폭시킨다.

 

 

  

 


 

김홍도. 송하유록도. 을묘년화첩, 1795년, 지본담채, 23.3 x 27.7cm, 개인 소장.

 

 

 

  
 

김홍도. 월하고문도. 지본담채, 23 x 27.4cm, 간송미술관 소장.

  

 


 

김홍도. 선유도. 병암진장첩, 지본수묵담채, 개인 소장.

 

 

 

 색을 넣지않고 고요하게 그린 선유도이다.

조선 남종화라고 할만한 그림이 아닐까 한다.

  

 



 

김홍도. 묵죽도. 지본수묵, 23 x 27.4cm, 간송미술관 소장.

 

 

 

김단원의 묵죽도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 묵죽도는 탄은, 수은, 표암 등의 여느 묵죽도와 다른, 단원의 풍모가 가득 배어있는 그림이다.

어두운 바탕을 하고 매우 빠르게 쳐낸 듯한 대잎은 바람에 몹시 시달리는 듯하다. 

이정의 풍죽그림이 많이 남아있는데, 그에 비해서 단원의 풍죽은 파격에 가깝다. 

오주석 선생은 이 풍죽이 단원의 분노를 표출한 그림이라고 하였다.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김홍도. 습득도. 견본담채, 21.5 x 15.2cm, 간송미술관 소장.

 

 

 

습득은 당나라 때의 선승이다.

스승인 풍간이 주워다 키웠다 하여 습득이라고 한다.

습득은 선종사의화에서 주로 그려졌다. 래서 김명국이 그린 감필법의 수묵습득도가 남아있다.

김단원의 습득도는 김명국이나 심사정 등의 습득도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심사정의 습득도는 남아있지 않다.

돌아서 앉아있고, 의복을 검은 먹의 면으로 채워 중심으로 놓게 하는 매우 파격적인 그림입니다.

말년의 아호 단구가 관서되어 있다. 

 단원의 유존작은 현재 500여점이 알려져 있다. 그 중에는 안작도 다수 포함되어있다.

그럼에도 단원의 기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걸작 또한 상당수 있다.

 다음은 그 중에서 몇개의 소품들이다.

  

 

 

 

 김홍도. 병진년화첩 중 옥순봉도. 1796년, 지본담채, 26.7 x 31.6cm, 호암미술관 소장.

 

 

 

병진년화첩은 단원의 대표작들이 모아진 화첩으로, 회화적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작품들이다.

최근에 위작 논란이 불거졌지만, 위작이라고 하기에는, 필치가 소탈하고 구도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현재까지 단원의 기준작이면서 대표작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 화첩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 옥순봉도가 꼽힌다.

완숙기에 이르른 중년의 단원의 솜씨를 잘 보여주는 걸작이다.  

 

 

 


 

 김홍도. 병진년화첩 중 조어산수도. 1796년, 지본담채, 26.7 x 31.6cm, 호암미술관 소장.

 

 

 

역시 병진년화첩 중 한 작품으로 빼어난 구도감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두 노인이 낚시를 하고 있고, 그 앞으로 시원하게 바위가 뻗어있다.

여백을 많이 주어 시원하기 그지없다.

바위에 뿌리를 박고 자란 나무는 그 가지가 담백하여 조선회화의 맛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김홍도. 염불서승도. 저본담채, 28.7 x 20.8cm, 간송미술관 소장.

 

 

 

비록 소품이나, 단원회화의 신경지이며, 한국 회화의 신경지를 보여주는 초월적 작품이다.

비록 작은 소품이나, 그 가치가 국보로 지정되기에 아깝지 않다고 여겨진다.

노스님이 뒤돌아 좌선을 하고 있고, 달은 크게 떠서 불광을 월광이 대신하고 있다.

동양화단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표현으로,

유연해진 노화가의 붓질 속에서 극도로 창의적이고 초월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스님 밑으로 연꽃이 무리무리 피어있고,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라 있어,

말년 선불교에 심취했던 단원의 취향을 잘 말해주고 있다.  

 

 

 


 

 김홍도. 하화청정도. 지본채색, 32.4x47cm, 간송미술관 소장.

 

 

 

단원이 중년에 그린 것으로 생각되는 작품으로,

알록달록한 색채가 가미되어 있는 작품이다.

당시 청나라에서도 상당히 연꽃그림이 인기를 끌었는데, 청나라의 연꽃그림들과는 달리

상당히 담백한 조선적인 화풍을 보여주고 있다.

화사한 연꽃 위로 푸르고 빨간 잠자리 한마리가 음양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더더욱이 양을 뜻하는 빨간 잠자리가 상승, 파란 잠자리가 하강하는 듯 하여  태극상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화사한 그림이 아닌, 태극적 원리를 내포한 그림인 듯 싶다.

 

 

 


 

 김홍도. 해탐노화도. 지본담채, 23.1 x 27.5cm, 간송미술관 소장.

 

 

 

과거 급제를 축원하는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고 간단한 그림이나, 그림의 필치나, 붓의 필치나 자유분방하고 경쾌하기 그지없는, 상당한 즐거움을 주는 그림이다.

딱딱한 뜻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격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서, 볼때마다 느끼는 산뜻함이 대단하다.

 

 

 


 

 김홍도. 창해낭구도. 지본담채, 38x49.2cm, 간송미술관 소장.

  

 

 

단원의 노년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매우 무르익은 구도와 자유롭고 소탈한 필치를 보여주고 있다.

화면이 많이 변색하여, 원래의 맛은 많이 잃은 듯 한데,

본래에는 널리 차지한 여백이 상당한 깔끔함과 품격을 주었으리라고 생각된다.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다 보니, 변색되고 벌레가 먹은 듯 한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거침없고 힘있는 필치며, 단원이 얼마나 자유자재로 붓을 놀렸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그림 중에 하나이다.

 

 

 

 

 

 김홍도. 을묘년화첩 중 해암호취도. 1795년, 지본수묵담채, 23.2 x 27.7cm, 개인 소장.

  

 

 

병진년화첩보다 일년 먼저 그려진 화첩에서 떨어져 나온 그림으로,

단원이 완숙기에 이르렀을때의 작화력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보다시피 이 작품은, 붓질이 꼼꼼하기 그지 없으며, 구도나 세부묘사가 상당히 세련되어있다.

바위나 매의 당당한 모습은 완숙기의 이르른 단원 붓질의 당당함을 보여주는 듯 하다.

매우 소중한 작품이다.

 

 

 


 

김홍도. 까치. 견본수묵, 27.2 x 20.2cm,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단원의 까치그림으로, 역시 상당히 조선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당시 조선이 가진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어떠하였는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단로라고 낙관되어 있어 말년의 작품으로 생각되며,

작품 전반으로 소재와는 상관없이, 명상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김홍도. 범급전산도. 지본담채, 28.7x37cm, 선문대학교 박물관 소장.

 

 

 

단구 낙관의 말년 작품으로, 파도의 표현이 상당히 제멋대로이다.

노년에 이룩한 대교약졸의 경지를 보여주는 소탈한 작품이다.

인물은 단원이 이룩한 조선풍속화풍으로 단순하지만 상당히 운치있고 절묘한 작품이다.

 


♥편안함과 쉼이 있는 공간

 

 
 * 출처 - 學古山房 | 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