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 성

남자가 원하는 성 vs 여자가 원하는 성

문성식 2018. 12. 29. 17:10


남자가 원하는 성 vs 여자가 원하는 성


 

문제는 다른 곳에..
 

부부의 성생활에 불만족이 있는 경우, 대다수는 쌍방의 성기능장애를 의심하고 또 비난한다.

물론 부부의 어느 한쪽이나 쌍방이 성기능장애가 있어서 성적 트러블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대세는 아니다. 또한, 문제 상황에 대해 나의 성 흥분반응이 부족한 것이 내 아내가 외모도 성적 매력도 성적 기교도 별로라서 자신이 그렇게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 여기는 남성들이 의외로 많다. 게다가‘ 잡은 물고기에 먹이 안 준다.’는 식으로 이제 내 것이 되었으니 뭐 흥분이 되겠냐며 스스로 성생활을 단절하고 사는 남성도 많다. 
 

그 반대로 현재 남편이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오로지 다른 여성이 있어서 그 상대를 통해 성적 욕구를 해소해서 그럴 것이라는 막연한 의심도 한다. 이것이 지나치다보면 의처증, 의부증으로 부부 사이는 더욱 파탄나게 된다.

이런 부부들을 보면 실은 성기능장애나 외도 문제보다 서로의 ‘성적 불일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남성들은 자신이 피로하지 않고 체력적으로 무난할 때, 아내가 평소보다 예뻐보일 때 아주 급격한 속도로 성욕을 느끼고 성행위를 급작스럽게 시도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사랑을 속삭이고 나눌 만한 분위기를 우선한다. 남성들은 그 장소가 어디든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성욕이 돋고 성행위를 할 만큼 에너지를 느끼면 덤빌 수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아이들이 방해하지 않을지, 거실 건너편에 시부모가 버티고 있거나, 여러 상황이 편치 않고 몸 상태가 따르지 않으면 성행위를 기피한다.


남성들은 성적 호기심과 색다른 기교에 관심이 많아 좀 더 자극적이고 색다른 경험을 시도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평소와 다른 방식, 다른 체위, 다른 분위기 등 익숙하지 못한 조건에서는 성 흥분 반응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 더욱이 여성은 남성들과 달리 월경주기에 따라 성적 욕구와 신체 상태는 급변해서 똑같은 방식의 성행위에서 즐거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런 남녀 차이를 잘 이해하고 서로의 차이점을 찾아나가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부부사이에 이런 노력이 없다면 너무나 거리감이 많은 부부이고 서로를 잘 모른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성적 불일치


‘성적 불일치’란 남녀가 성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잘 맞지 않아 성적만족을 못하는 부부를 말한다. 잘 맞지 않는 상태는 두 사람의 성행위 빈도, 체위, 성행위 환경, 성행위 시간, 감정적 절차에 따라 변모한다.

문제는 성적 불일치란 얼마든지 부부 사이에 맞춰 나갈 수 있는 문제인데, 애초에 부부사이에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쉽게 포기하는 사례를 보면 전문가로서 가슴 아프다.


특히, 이를 두고 ‘우리는 속궁합이 안 맞다, 예전에 잘 맞았는데 요즘은 별로다’라고 여기는 부부들을 보면 도무지 상대방의 취향이나 성 반응에는 무관심하고 무지한 경우가 너무나 많다. 심지어 요즘 신세대는 결혼 전에 몇 번 성행위를 해보고 둘의 속궁합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아니면 그만이란 식도 있다는데, 이는 남녀의 성 차이를 너무 모르는 데서 기인한다.


부부의 성생활은 서로 차이를 맞춰가며 함께 조율하고 함께 즐거워야할 놀이이다.

성행위는 자위가 아니고서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팀워크가 필요한 행위다. 아무리 각자가 우수한 선수’라 한들 복식으로 행하는 게임에서 팀워크가 없고서야 어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까. 복식경기가 있는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을 예로 들면 쉽게 이해할 만한 부분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내가 잘 하니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란 만용도, 모든 패배의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는 비난도 복식게임에서는 옳지 않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부분의 팀워크가 맞지 않는지 호흡과 손발을 맞춰야 복식조는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런데 몇 번의 성행위를 해보고 상대가 잘 따라오지 않는다고, 잘 맞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해버리는 식이라면 이 또한 얼마나 경솔한 행동인가.


성행위를 하는데 있어 심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남녀는 다르다. 또, 비슷한 일면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이 좋아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상대방은 힘들어 할 수도 있다.

그런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잘 찾아야 박자를 맞출 수 있는데 우리 한국 문화에서 부부들은 이 점을 크게 간과하고 있다.


이런 성적 불일치를 타파하는 길은 우선 부부간의 대화다.

너무 진부한 얘기 같지만 무조건 대화를 하라는 뜻이 아니라, 성행위에서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 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내가 남편의 성행위 방식에 대해 논한다고 해서 성에 환장한 여자라 여길 필요도 없고, 남편이 아내의 성적인 면에 대해 평가한다고 저질이라고 여길 필요도 없다. 그 근본 이유는 부부간의 성적 트러블이 무조건 한쪽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하는 복식게임이므로 박자를 맞추고 팀워크를 기를 필요에 핵심이 있다.


성에 대한 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지나친 완벽주의와 보수성에 있다.

감히 어디서 나의 성기능을 논하느냐는 식의 완벽주의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천박하다고 여기는 보수적 태도가 두 사람의 성적 대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 성에 대한 대화는 상대방의 표현을 비난으로 여기지 않고 함께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려는 긍정적인 노력이라고 여기는 태도가 먼저 필요하다.


성적 불일치는 이런 부부간의 솔직한 성 대화와 의견조율 외에도, 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서로 간에 실제 성행위에서 변화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성감 초점 훈련도 크게 도움된다. 이 훈련은 실제 성감대의 자극과 실제 성행위를 하면서 서로 상대방이 좋아하는 흥분자극을 이해하고, 매번 실패할 것이란 부정적 시각을 타파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내 남편은, 내 아내는 이런 자극을 좋아할 것이란 선입견을 버리고,

기본적인 전희부터 온몸의 성감대를 동원해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성적 자극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확인해보는 과정도 포함된다.


또한, 그동안의 천편일률적인 성행위 방식에서 탈피하는 것도 도움된다. 다만 신선함을 주겠다고 체위, 성행위 방식, 분위기, 환경에 너무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변화는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준으로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성적불일치에서 배우자와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이를 풀어나가는 노력은 해보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야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지겠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차이 날 수 밖에 없는 부부의 팀워크를 키우기 위해서는 시작이 반이란 자세로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