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45.jpg 경기도 이천군 마장면 장암리 들 가운데의 속칭 ‘미륵바우 ’라고 하는 커다란 화강암벽에 조각된 고려시대 마애보살상으로 전체크기 320㎝에 이른다.

화불(化佛)이 새겨진 높은 보관(寶冠)을 쓴 이 보살상은 손에 연꽃을 들고 있으며, 오른발은 내려 앙련좌(仰蓮座) 위에 놓고 왼발은 오른쪽 무릎 위에 올려 놓은 반가상이다. 상호(相好)는 비대한 편으로 거의 사각형에 가깝고, 넓은 이마, 짧은 듯한 양쪽 귀, 두꺼운 입술 등은 둔중한 느낌을 준다. 목의 표현이 불분명한 채 얼굴이 바로 어깨에 연결되어 있으며 양 어깨 위에는 천의(天衣)가 희미하게 선각(線刻)되어 있어서 여래상(如來像)에서 볼 수 있는 통견(通肩)의 착의(着衣)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양쪽 손목에는 2줄의 팔찌가 장식되어 있으며, 연꽃가지를 든 오른손에서는 비교적 조각의 깊이가 느껴지나 비례가 맞지 않게 왜소하다. 가슴에는 장식이 있었던 듯하나 마멸이 심하여 잘 나타나지 않으며 양쪽 어깨를 덮은 천의(天衣)는 양쪽에 걸쳐 옆으로 퍼지면서 흘러 대좌(臺座)를 덮고 있다. 보살상이 새겨진 바위의 뒷면에는 태평흥국육년신사이월십삼일((太平興國六年辛巳二月十三日)…향도(香徒)…)의 명문이 음각되어 있어 고려초인 981년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이 보살상은 같은 경기도에 전하는 광주교리(校里) 마애약사불좌상(977년(年) 이전(以前))에 비해서 지방색이 짙고 조각성이 뒤떨어지는 작품이다. 그러나 고려시대 전기에 유행하였을 것으로 추측되는 통견식 천의에, 높은 보관을 쓰고, 연꽃가지를 손에 든 독특한 형식의 관음보살상이므로 금릉광덕동석조보살입상(보물 제 679)을 비롯해서 고령 개포동마애보살좌상(985년), 관촉사석조보살입상, 대조사석조보살입상 등과 함께 비교 연구되어야 할 10세기의 중요한 기년명(紀年銘) 조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