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18.jpg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장항사지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9.0m.

 

장항리사지는 토함산(吐含山) 동쪽의 한 능선이 끝나는 기슭에 남아 있는 절터로서 이곳에는 현재 동·서 쌍탑이 나란히 서 있다.

이 2기의 탑 중 십수년 전에 계곡에 흩어져 있던 것을 수습하여 금당지(金堂址)와 서탑 사이에 쌓아 놓은 동탑은, 초층 탑신과 5층까지의 옥개석(屋蓋石)만이 남아 있고, 금당지에서 오른쪽인 남쪽으로 약 15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서탑은 붕괴된 것을 1932년에 재건하여놓은 탑으로, 4층과 5층 옥개석이 약간 깨어지고 상륜(相輪) 일부만이 없어졌을 뿐 거의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상·하 2층 기단 위에 5층으로 이루어진 이 탑의 기단부(基壇部)는 상·하층에 각각 2개씩의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탱주(撑柱 : 받침기둥)가 모각(模刻)되어 있으며, 하층기단 갑석(甲石) 윗면에는 모굴림과 각형(角形)의 2단굄을 마련하여 상층기단을 받게 하고, 상층기단 윗면에는 2단의 각형 굄을 설정하여 탑신부를 떠받게 하고 있다.

 

1층과 2층 이상 탑신의 체감률이 심한 탑신부는 각 1매씩의 돌로 조성되었는데, 2층부터 5층까지의 각 탑신에는 우주만이 2개씩 새겨져 있고, 1층 탑신 각 면에는 중앙에 문비(門扉)와 자물쇠, 사자머리장식 문고리가 새겨져 있으며, 그 좌우로는 우주와 함께 2구씩의 인왕상(仁王像)이 돋을새김되어 있다.

벗은 상체에 무릎 위까지 오는 짧은 군의(裙衣:치마)를 입은 인왕상은 떡 벌어진 어깨와 버티고 서 있는 다리의 근육으로 당당하면서도 활기찬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부라린 눈과 큼직한 코, 듬직한 입, 강인한 턱과 불거진 광대뼈 등과 함께 인왕상으로서의 형태를 아주 잘 나타내주고 있다.

 

그리고 발 아래의 연꽃대좌 또한 긴장되고 활력이 넘치며 양감(量感)이 풍부한 묘사를 하고 있다. 층급받침이 5단인 옥개석은 낙수면(落水面)이 평박(平薄)하고 네 모서리 전각(轉角)의 반전(反轉)이 뚜렷하여 경쾌한 맛을 풍겨주며, 상륜부(相輪部)는 노반(露盤 : 탑의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 복발·앙화·상륜 등을 받치는 장식)만이 남아 있을 뿐 다른 부분은 모두 없어졌다.

기단부가 넓게 조성되어 안정감이 있는 이 탑은 대체적으로 7세기 후반 석탑들의 각 부재(部材)가 여러 개의 돌로 이루어지는 것과는 달리, 1층 탑신부터는 모두 1개의 돌로 조성됨으로써 육중함을 더하여 주고 있어 8세기 탑의 전형양식으로 이행되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1층 탑신의 장엄(莊嚴)이 고선사지삼층석탑(高仙寺址三層石塔)과 관련되어 있음은 매우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