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9.jpg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 높이 4.5m.

2층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세우고 상륜부(相輪部)는 노반(露盤 : 탑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둔 장식)만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신라시대 이래의 전형을 따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고려 때의 특색이 나타나고 있다.

기단부는 여러 개의 장대석(長臺石)으로 구축된 지대 위에 설치되어 있는데, 하층기단은 하대·면석·갑석들의 넓이가 거의 동일하여, 퇴화된 형식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여러 개의 별석(別石)으로 짜여졌는데, 면석의 각 면에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탱주(撑柱 : 받침기둥)가 모각되어 있다.

갑석은 윗면에 극히 미약한 경사가 있고 1단의 약식화된 굄을 마련하여 그 위의 상층기단을 받치고 있다. 상층기단의 중석은 4매의 판석으로 구성하였는데, 2면에는 우주와 탱주가 있는 판석을 세우고 다른 2면에는 탱주만이 있는 판석을 끼웠다.

갑석은 크기가 같지 않은 2매 판석으로, 밑에는 중석과 닿는 자리에 낮은 받침이 부연(副椽 : 탑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 대신 새겨졌고 윗면에는 굄이 표시되어 있다.

탑신은 옥신(屋身)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한 장의 돌로 되어 있으나, 초층 옥신만은 4매석으로 구성되어 2매는 우주가 있는 면석이고 다른 2면에는 면석만을 끼웠다. 2층 이상의 옥신에는 우주만이 표현되어 있다.

옥개석은 넓적한 편으로 추녀 밑이 곡선을 그리며 반곡된 고려시대 특유의 양식을 보이고 있다. 받침은 각 층 4단씩이나 너비가 좁아서 추녀 밑에 넓은 여유를 남기고 있다. 낙수면은 경사가 급하고 전각(轉角)의 반전(反轉)은 추녀 밑을 따라 평행한데, 끝부분에서 반전을 보이며 예리한 귀퉁이를 이루고 있다.

각 부의 체감률이 적은 탓으로 안정감을 잃고 있다. 석재 결구에 있어서도 규칙성 없이 이루어졌으며 각 부의 새김 또한 섬약해졌다. 그러나 깊은 산에 위치하여 부재가 거의 완전히 남아 있고 시대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건립연대는 기단면석의 탱주수와 옥개석 받침수의 감소, 옥개석 반전 정도 등으로 미루어 고려시대 중엽 이후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