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같은 남편되기
아내는 남편의 사랑이 필요하다.
아내가 원하는 사랑은 남편이 아내의 행동, 태도, 모습, 생각,
말 등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해주며 존중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공감해준다는 것만 해도 남녀의 차이상 매우 힘든 일이다.
남편들은 아내들과 다른 식의 어법으로 이야기한다.
아내는 남편이 감정 공명식 어법을 통해 공감해 줄 것을 요구하지만,
남편은 아내에게 과업 지향적 어법을 쓴다.
예를 들어 아내가 눈 밑에 생긴 주름을 보며 남편에게 하소연을 한다.
아내 : 여보, 이 주름 좀 봐. 나도 이젠 할머니 다 됐어.
이걸 어떻게 하면 좋아?
남편 : 걱정마, 요새 주름살 없애는 방법이 많아.
주름살 펴는 수술도 있고 화장품도 있다던데.
아내: 아유, 시끄러워요.
다 당신 때문에 내가 마음고생해서 오늘날 이 꼴이 됐지.
남편 : 내가 어쨌다고? 아, 그리고 지금와서 그걸 따지면 어떻게 해?
방법이 있는데도 바가지나 긁으면 날더러 어쩌라는 거야?
이것이 우리네 부부들이 하는 대화다.
여기서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듣고 싶었던 답은 해결책이 아니라 위로이다.
만일 남편이
“당신은 어떻게 되도 예뻐.
쪼그랑 할머니가 되어도 나한테는 당신이 최고야”
라며 치켜주고 위로해 주면 정답을 말한 것이다.
혹은 “아이고, 나랑 애들 뒷바라지 하느라고 주름살이 생겼구나.
당신 정말 고마워.” 이렇게 아내에게 감사하면서
그 마음을 헤아려도 아내는 감동한다.
그리고 주름살로 인한 걱정을 씻어버린다. 아내는 자신의 쓸쓸한
‘감정’을 남편이 알아주고, 주름살이 많아진 아내 옆에서
변함없이 사랑하겠다고 말해 주는 감정 공명식 대화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대개 과업지향적이다.
위의 대화내용을 보면 아내가 주름살 때문에 고민을 하니까
남편은 주름살을 없애는 ‘과업’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아내는 남편의 말에서 주름살 해결책이 아니라
자신의 주름에 대한 남편의 느낌을 찾아내려 한다.
남편이 주름살 없애는 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아,
남편이 아내의 주름살을 싫어한다고 해석해버린다.
감정 공명식 해석이다. 그러고는 아내가 짜증을 낸다.
늙은 아내는 섭섭하고 억울한 마음을 원망으로 표현한 것이다.
역시 감정 공명식 어법이다.
남편은 여전히 주름살 없애는 방법에 집착해서 말을 한다.
주름살을 없앤다는 과업을 수행하려면
그 자체에 대해 화제를 집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 아내는 문제를 비약해서
엉뚱한 화제로 옮겨가 화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해결책을 알려주었는데도 원망을 하는 아내를
그는 이해할 수 없다.
남편은 주름살 없애는 과업을 이야기 하고,
내는 주름살을 보고 생긴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그러니까 아내의 마음을 알고 아내의 눈으로 보며 느끼는
연인이 되어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해볼 만한 일이다.
남편은 아내의 감정 공명식 어법을 의식하고
아내를 대하는 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궁리는 잠시 잊으라는 말이다.
그보다는 아내의 입장으로 빠져들어 가서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연상하라.
그것 자체가 ‘관심’을 가져주는 일이다.
아내는 자신이 ‘이해’받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자신의 말을 다쯤으로 치부하지 않고,
자신이라는 인간 그 자체에 관심을 가져준 것로 알 것이다.
자신이 ‘존중’받았다고 느낄 것이다.
아내는 남편이 신의 느낌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자신과 ‘공감’한다는 기적에 전율할 것이다.
남편들이여, 당신이 아내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보다,
아내의 감정을 알아내고 공감하는 것이 더 어려운가?
일단 감정공명식 코드를 익히기만 면 후자가 더 쉬운 일이 아닐까?
게다가 당신은 그렇게도 고대하던 선물을 얻는다.
아내는 당신이 감정 공명해 주었다는 것 때문에 당신을 신뢰하고
인정하며 지지하고 감사할 것이다.
당신은 마침내 아내의 단 하나의 연인이 된 것이다.
이제 아내와 남편은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다.
[출처] 흔들리는 중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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