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고독 그 외로운 날들 / 최영복

문성식 2015. 7. 11. 12:29

고독 그 외로운 날들/최영복 곧 폭풍이 밀려오기 전 칙칙하고 습한 기운이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고 이내 차가운 빗방울이 내 얼굴 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랜 시간이 흘렸어도 또박또박 다시 한 번 읽히는 시간 난 기억한다 그날 내린 비도 오늘처럼 아주 차갑다는걸 그 날 뼛속까지 스며드는 비수처럼 차가운 빗물이 온몸을 으슬으슬 떨게 했고 잡히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은 그 무엇이 슬픔의 눈물인 듯 굵어진 빗줄기에서 떨어져 나와 이리저리 흩어진 저 거리속을 그대는 말없이 걸어가고 남은 가슴에는 세상의 어떤 것에도 내 것이라는 것은 지푸라기 하나라도 보이지 않았다 아 여기가 벼랑 끝이구나 하는 순간 기억의 저편 슬픔 하나가 건너와 슬픔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었다 그때야 나 다시 돌아가는 길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