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남편들
"이렇게 당하고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돌아온다면 모든 걸 용서하겠다"
지난 5월1일 개설한 서울기독상담센터 `남성의 전화'에는
하루 평균 30여통의 상담전화가 걸려온다.
하나같이 부부문제를 호소하는 남성들이 건 전화다.
문을 연지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데다 상담하기가 좋은
밤시간을 이용할 수 없다는 약점까지 고려하면 이같은 상담전화 건수는 꽤나 많은 것이다.
이옥소장은 "고통받는 남편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마치 남성의 전화가 개설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상담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고민은 아내의 부정이다.
약국을 경영하는 40대 후반의 남자는
"외간 남자를 집에까지 끄려들였다.
부부싸움이 벌어졌고 실랑이를 하는 도중에 아내가 약간 다쳤다.
아내는 2주 상해진단서와 함께 이혼청구소송을 냈다.
물론 위자료를 위해 압류신청까지 했다. 사업은 중단됐다. 아이들이 너무 걱정된다.
지금이라도 가정으로 돌아온다면 모든 걸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부인의 외도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외도가 부부갈등, 가출, 이혼소송 제기로 발전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밖에 아내의 무관심, 가족들로부터의 소외 등에 대한 상담도 있다.
상담내용을 살펴보며 부부갈등이 일단 심화되면
남편들이 절대적인 수세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제적인 여유가 없거나 자녀들이 많아
재혼이 어려운 40,50대 남편에게 두드러진다.
비단 남성의 전화에만 남편들의 전화가 몰리는 것은 아니다.
`사랑의 전화' 등 많은 다른 상담전화에도
부부문제를 호소하는 남편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무역회사를 경영한다는 30대 후반의 남성은
"부부관계를 남에게 털어놓을수도, 표시를 낼 수도 없어 폭발할 것같만 같다.
그래서 익명성이 보장되는 전화상담을 통해 분을 삭히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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