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25.jpg 충청남도 부여군 임천면 구교리 대조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상. 높이 10m.

거대한 규모에서뿐 아니라 양식면에서도 논산 관촉사석조보살입상(보물 제218호), 연산 개태사석조삼존불상(보물 제219호) 등 충청도지방의 불상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머리에는 원통형의 높은 관을 쓰고 그 위에 다시 사각형의 보개(寶蓋)를 두 개 올려놓았는데, 보개 네 귀퉁이에는 동령(銅鈴)이 달려 있다. 네모난 얼굴은 평면적이며, 귀와 눈은 크나 코와 입은 비교적 작아서 괴이한 인상을 준다. 목은 밭은데 한 줄의 음각선이 있을 뿐이다.

각이 지고 넓은 어깨에는 여래상의 통견의(通肩衣)와 같은 천의(天衣)를 걸쳤는데 두터워서 옷 밑의 불신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으며, 옷주름이 직선적이며 도식화되어 투박해 보인다. 가슴에는 목걸이가 조각되었으나, 거대하고 평판적인 신체에 별다른 장식적 효과를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오른손은 가슴에 대고 왼손은 배에 대어 금속제의 연꽃가지를 잡고 있는데, 얇게 부조되어 입체감이 거의 없다. 대좌는 자연석이며 앞에는 자연석을 약간 다듬어 손질한 상석(床石)을 놓았다.

불신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돌기둥을 세워놓은 듯한 체구, 거의 4등신에 가까운 신체의 비율, 원통형의 보관과 사각형 보개 등은 고려시대 충청도 지방에서 유행하였던 불상양식에 속하는 것으로서, 당시 지방양식을 반영하는 작품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조성연대는 12세기 경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