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4_0027.jpg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법주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상. 높이 5m.

 

법주사는 진흥왕 14년(553)에 의신조사가 창건하였고, 그 뒤 혜공왕 12년(776년)에 진표가 새롭게 고쳐 지었으며 그 뒤로 진표의 제자들에 의하여 미륵신앙의 중심도량이 되었다.

 

법주사 경내에 있는 마애여래의상은 높이가 약 6m나 되는 큼직한 바위에 돋을새김으로 조각되어 있다. 보기 드물게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옆 바위에 조각된 지장보살과 함께 법주사의 성격을 알려주는 미륵불이다.

 

이 불상은 화사한 연꽃 위에 걸터 앉고 큼직한 연꽃잎 위에 발을 올려놓고 있어,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불상의 오른쪽 바위 면에는 짐 실은 말을 끄는 사람과 말 앞에 꿇어 앉은 소를 새겨 놓았다. 이것은 의신조사가 불경을 실어 오는 모습과 소가 불법을 구하는 전설을 그렸다고 하는 법주사 창건 설화와 관계되는 암각화로 추정되고 있다.

 

신라시대의 삼화령석조미륵불의상(三花嶺石造彌勒佛倚像)과 함께 매우 희귀한 의상에 속하는 작품이다.

 

얼굴에 보이는 추상성은 도식적인 삼도(三道), 수평적인 어깨, 직각적인 팔, 유난히 잘쏙한 허리, 삼각형적인 상체, 수평적인 무릎과 직선적인 다리, 규칙적인 옷주름, 날카로운 연꽃의 형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얼굴에 표현된 미소는 두 손을 가슴에 모아 설법인(說法印)을 짓고 있는 모습과 더불어 능숙하면서도 숙달된 조각 기량을 잘 나타내고 있다.

 

7941.jpg 이상과 같은 특징은 1350년(충정왕 2년)에 제작된 미륵하생경변상도(彌勒下生經變相圖)의 불상 표현과 친연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리고 이 불상이 새겨진 암석 바로 앞에 있는 바위 면에 조각된 지장보살상(地藏菩薩像)과 미륵불 바로 옆에 새겨진 설화도(說話圖)들은 이 불상들이 법상종(法相宗)의 신앙으로 조성되었음을 보여 준다. 즉, 이 불상은 당시의 신앙을 알려 주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