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시

그는 떠났습니다/이정하 (낭송 이혜선)

문성식 2010. 10. 5. 14:49
      그는 떠났습니다/이정하 (낭송 이혜선) 그는 떠났습니다. 떠남이 있어야 돌아옴도 있는 거라며 그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내게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왜 모르겠습니까, 그 웃음 뒤에 머금은 눈물을, 그의 무거운 발자국 소리를 가슴에 담으며 나는 다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뛰어가서 그대의 앞길을 막아서고 싶었지만 도저히 난 그럴 수 없습니다. 먼 훗날을 위해 떠난다는 그를 어떻게 잡을 수 있겠습니까. 입술만 깨물 수밖에. 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동안 그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그제서야 내 몸은 슬픔의 무게로 천 길 만 길 가라 앉습니다. 그는 떠났고 나는 남아 있습니다만 실상 남아 있는 건 내 몸뚱어리뿐입니다. 내 영혼은 이미 그를 따라나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