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시

은사시나무 ㅡ 詩/김광련 낭송/고은하

문성식 2010. 10. 5. 14:45

      은사시나무
                  詩/김광련  낭송/고은하
      며칠 잠 못 이루었다고 
      얼굴에 검버섯 꽃이 만발하였나 
      전생에 무슨 업이 많아 
      육신이 이리 고달픈지 모르겠다며 
      서럽게 돌아누운 어머니 등 모서리 
      낙엽 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색동저고리 빛바래기도 전 
      어려운 살림살이 도맡아 
      칠십 평생 부려 먹었으니 어디가 성하랴 
      관절마다 속 단풍이 들고 
      가슴 속 울화가 열 꽃으로 피니 
      부귀영화도 피 같은 자식도 소용없다 
      하늘을 보면 쑹쑹 구멍 난 자리마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생을 붙잡고 있는 입술이 파랗다 
      웃자란 은사시나무 
      여자의 눈썹이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