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8.jpg 전라남도 나주시 성북동에 있는 고려시대의 당간. 높이 11m.

나주시내의 동북쪽 길가에 건립되어 있는데, 원위치에 원상대로 마주서 있으며, 당간까지 완전히 남아 있는 귀중한 일례이다. 마주보는 안쪽 면은 물론, 바깥면이나 옆면에도 조각이 없는 간결소박하고 견실한 지주이다.

지주의 정상부는 윗면이 평평한데, 거의 바깥면 가까이에 이르러 원호(圓弧)를 그리면서 바깥면과 접하는 모를 깎았기 때문에 앞뒤에서 보면 그 곡선이 완연하다. 당간은 전체가 지주와 동일한 화강암재로서 팔각을 이루고 있는데, 5매석을 연결시켜 간주를 세우고 그 위에 개석(蓋石)과 보주(寶珠)를 놓았다.

간주의 연접은 일반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는데, 각 석재의 양쪽 끝부분을 가늘고 길게 깎아서 간주 두께의 꼭 반이 되게 하여 그 부분에 서로 결착시켰다.

그리고 그 접착을 더욱 견고하게 하기 위하여 상하로 두 군데에 원공을 관통시켜 간(杆)을 끼워서 더욱 밀착하도록 하였으며, 그 간주의 연접 부분에는 원공 밖으로 두 군데에 철제 띠를 둘러 견실하게 하였는데 이러한 장치가 네 군데에 있다.

최하부는 굵은 편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차츰 가늘어져서 간주 전체의 모양은 가늘고 길지만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당간 상부에 놓여진 개석도 8각이 1석으로 조성되었는데 각 변의 경사가 심하고 전각에도 반전이 많아 경박한 고려식의 옥개형태라 하겠고, 그 위의 보주도 그리 섬세한 작품은 아니다.

본래 당간은 사찰에서 당을 걸기 위하여 건립하는 것인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후세에 와서 풍수설과 결합하게 되어 나주의 지형이 배모양이기 때문에 그 안정을 빌기 위하여 이곳의 당간을 돛대로 세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