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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아(1) / 이 보 숙

문성식 2015. 6. 2. 20:35

 

사랑하는 사람아(1) / 이 보 숙 유월이 숲 속에서 빛난다 가지마다 소리를 낸다 바람 속 나뭇잎들의 술렁임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그냥 나무가 아니다 그냥 바람이 아니다 아, 사랑하는 사람아 유월의 숲 속엔 그대가 있다 내 작은 어깨 안아줄 잎사귀 무성한 나무로 내 귓불을 간지럽히는 살금살금 부는 바람으로 살짜기 눈을 감으면 바람을 가르며 내게 오는 그대 숲 속을 헤치며 달려오는 그대 아, 나는 맨발로 뛰어가리라. 가서 그대 볼에 뜨겁게 입맞춤하리라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하자, 이제 우리는 그대 가슴에서 내 가슴에서 바람이 되고 나무가 되어 푸근하고 부드러운 입맞춤으로 푸른 유월 같은 사랑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