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곧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자기답게 거듭거듭 시작하며 사는 일이다.
낡은 탈로부터, 낡은 울타리로부터,
낡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생명은 늘 새롭다. 생명은 늘 흐르는 강물처럼 새롭다.
그런데 틀에 갇히면, 늪에 갇히면, 그것이 상하고 만다.
거듭거듭 둘레에 에워싼 제방을 무너뜨리고라도,
늘 흐르는 쪽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는 이 우주의 선물을,
신이 주신 선물을 잠시 맡아서 관리하는 것일 뿐이다.
그 기간이 끝나거나 관리를 잘못하면 곧바로 회수당한다.
이것이 우주의 리듬이다.
인간의 행복은 큰 데 있지 않다.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인, 조그만 데 있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자작나무의 잎에도
행복은 깃들어 있고,
벼랑 위에 피어 있는 한 무더기 진달래 꽃을 통해서도
하루의 일용할 정신적인 양식을 얻을 수 있다.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 속에 행복의 씨앗이 들어 있다.
빈 마음으로 그걸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꽃이나 새는 자기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저마다 자기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우주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비교는 시샘과 열등감을 낳는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삶에 충실할 때,
그런 자기 자신과 함께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
도배가 되었든 청소가 되었든 집 고치는 일이 되었든
내 손으로 할 때 행복이 체험된다.
그것을 남한테 맡겨 버리면
내게 주어진 행복의 소재가 소멸된다.
우리가 산다는 게 세 끼 밥 먹고
직장 왔다갔다 출퇴근길에 고생하며 사는 것,
이것이 사는 게 아니다. 그건 숨쉬는 것일 뿐이다.
삶은 누구에게서 배우는 게 아니라,
직접 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순간순간 이해하면서 새롭게 펼쳐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려면 영혼을 맑고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
얼굴이란 무엇인가. 얼의 꼴이라는 뜻이다.
'얼'을 아름답게 가꾸면 그 꼴인 얼굴은 저절로 아름다워진다
연꽃은 아침 일찍 봐야 한다.
오후가 되면 벌써 혼이 나가 버린다.
연꽃이 피어날 때의 향기는
다른 꽃에선 맡을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다.
그리고 연잎에 맺힌 이슬방울,
그것은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답다.
또는 비오는 날 이렇게 우산을 받고 연못가를 배회하고 있으면
후둑후둑 연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명상은 바로 마음을 열고
'연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일과 같다.
적게 버리면 적게 얻을 수밖에 없다.
어중간하게 버리면 어중간하게 얻는다.
이것이 소유의 법칙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온 세상을 다 차지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가졌을 때 가진 것만큼 속박을 당한다.
꽃처럼 거듭거듭 피어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늘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즐겁게 살되 아무렇게나 살지 말아야 한다.
한 개인의 삶은 그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