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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괘불탱(仙巖寺掛佛幀)

문성식 2013. 12. 25. 12:42

 

 선암사 괘불탱(仙巖寺掛佛幀)

 

 

 

 

 

1753년(영조 29)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2.15m, 가로 6.82m.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27호. 치한(致閑)·내순(來淳) 등 4명의 금어(金魚 : 불화에 숙달된 畫僧)와 즉민(卽琝)·월계(月桂) 등 8명의 화사(畵師)가 그렸다.

 

고혼(孤魂 :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다니는 외로운 넋)들이 속히 서방(西方)에 극락왕생하기를 원해 제작된 이 괘불탱의 뒷면에는 당시 선암사의 암자와 전각, 그 곳에 거주했던 승려들의 명단이 적혀 있다. 1990년에 보수를 거친 이 불화의 상태는 좋다.

 

‘괘불영산교주석가모니불만덕존상탱(掛佛靈山敎主釋迦牟尼佛萬德尊相幀)’의 명칭이 있는 석가불 입상의 두광(頭光 :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 좌·우에는 구름에 각기 보탑(寶塔)과 사자를 탄 시방불(十方佛)이 조그맣게 묘사된 독존 형식이다. 불좌상이 안치된 탑은 금채(金彩)하여 화려하다.

 

거대한 화면을 채운 정면 석가불은 비만한 체구에 길어진 팔 등으로 어색하지만 어깨가 넓고 가슴이 당당한 건장한 체구이다. 오른쪽 어깨가 드러난 우견 편단(右肩偏袒)의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를 걸친 석가불의 머리에 중앙 계주(中央髻珠)와 높은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에 둥근 정상 계주(頂上髻珠)가 뚜렷하다.

 

장방형의 얼굴은 눈썹이 처지고 눈이 올라갔으며 입이 작은 원만한 상이다. 가로와 세로로 교차하는 넓은 줄무늬가 있는 화사한 문양의 법의를 걸친 석가불상은 왼손은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오른손은 무릎을 향해 길게 내렸다. 녹색 배경에 붉은 법의 등 홍색과 녹색이 주조색인데 신체는 밝은 살색, 거신 광배(擧身光背)는 백색을 칠하여 석가불이 돋보인다. 흰 선의 보상화문 등 선묘(線描 : 선으로만 그림)의 문양은 단청 같은 채색 문양과 병용되었다.

 

이 불화의 작자인 즉민과 쾌윤이 조성한 전라남도 여천시 흥국사 노사나불괘불탱(1759년 작)과 비교하면, 독존의 입상 형식, 원형(圓形) 두광, 거신 광배 내부를 백색으로 처리한 점, 보탑 장식, 법의의 문양 등이 유사하다. 간결한 구성미를 보여주는 영산교주 석가모니불을 강조한 독존 형식의 괘불탱이면서 상단부의 좌우측에 시방불(十方佛)과 탑을 나타내었다. 탑 속에 배치된 여래는 법화경 견보탑품에 등장하는 다보여래이다. 이와같이 석가불입상만을 배치한 독존 형식은 천은사 괘불탱(1673년)부터 시작하여 18세기에 유행하였는데, 미황사(1727년), 은해사(1750년), 개심사 괘불탱(1772년) 등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암사괘불 [仙岩寺掛佛]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