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사랑 했어요 그 한마디 남기며

문성식 2012. 9. 9. 22:02

    사랑했어요 그 한마디 남기며., ㅡ글 / 여시주ㅡ 사랑을 하면서도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 못했습니다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는 그 한마디 못했습니다 어쩌다가 당신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단 한 번 만나지도 못한 꿈결에서 헤맸습니다 운명인지 숙명인지도 모를 인연을 붙잡으려 했습니다 가슴 한 켠 떠나지 않는 환상 때문에 때로는 눈물 콧물 훔친 적도 있었습니다 그립고 아리고 보고픈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에도 당신은 늘 겨울 철새가 되어 떠나려 합니다 붙잡는다고 멈추어 줄 세월이 아니라는 것, 붙잡는다고 멈추어 줄 유수가 아니라는 것, 당신도 저도 같이 따라가야 할 한 시절의 아픔이란 걸 몹쓸 그 정 때문에..., 야속한 그 사랑 때문에...,찬바람 이는 가을날의 남루한 나뭇잎처럼 뒹굴어 봅니다 가을비가 내립니다 가슴에 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그치면 그 푸릇한 잎새는 붉게 물들어 하얀 겨울로 사라지겠지요? 자유롭게 날으던 벌, 나비, 이름모를 새들도 어디론가 떠나 가겠지요? 마당가 함초롬이 피어 향기를 자아 내던 들국화도 그 향기 바람결에 날리며 사그러 들겠지요? 사모했던 그 사람이여 좋아했던 그 사람이여 진정 당신만을 사랑 했어요?..,.!라고 그 한마디 남기며 지친 날개를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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