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어요 그 한마디 남기며.,
ㅡ글 / 여시주ㅡ
사랑을 하면서도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 못했습니다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는
그 한마디 못했습니다
어쩌다가 당신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단 한 번 만나지도 못한 꿈결에서 헤맸습니다
운명인지 숙명인지도 모를 인연을 붙잡으려 했습니다
가슴 한 켠 떠나지 않는 환상 때문에
때로는 눈물 콧물 훔친 적도 있었습니다
그립고 아리고 보고픈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에도
당신은 늘 겨울 철새가 되어 떠나려 합니다
붙잡는다고 멈추어 줄 세월이 아니라는 것,
붙잡는다고 멈추어 줄 유수가 아니라는 것,
당신도 저도 같이 따라가야 할 한 시절의 아픔이란 걸
몹쓸 그 정 때문에...,
야속한 그 사랑 때문에...,찬바람 이는
가을날의 남루한 나뭇잎처럼 뒹굴어 봅니다
가을비가 내립니다
가슴에 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그치면 그 푸릇한 잎새는 붉게 물들어
하얀 겨울로 사라지겠지요?
자유롭게 날으던 벌, 나비, 이름모를 새들도
어디론가 떠나 가겠지요?
마당가 함초롬이 피어 향기를 자아 내던 들국화도
그 향기 바람결에 날리며 사그러 들겠지요?
사모했던 그 사람이여
좋아했던 그 사람이여
진정 당신만을 사랑 했어요?..,.!라고
그 한마디 남기며 지친 날개를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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