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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근교 명산종주] 대전 보만식계

문성식 2012. 3. 8. 09:33
[특집 | 도시 근교 명산종주] 대전 보만식계
크고 작은 봉우리 무려 150개 넘는 60km 산길
대전 주위 감싸는 무박 2일 종주 코스…보문산~만인산~식장산~계족산 58km

‘보만식계’란 대전광역시 주위를 감싸고 있는 보문산(457.6m)~만인산(537.1m)~식장산(598m)~계족산(423m)의 앞머리 글자를 따서 부르는 종주 코스다. 산악인들이 편의상 사용하는 명칭으로, 무박 2일로 60km를 산행하는 대장정이다. 종주산행 동안 고도 160~590m 사이를 오르내리면서 크고 작은 봉우리 150여 개를 넘는다. 때문에 그 어떤 산행보다 힘이 들고 체력 소모가 심하다. 또한 산행 시간이 길어 그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보만식계 종주는 빨리 걸어도 22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제1구간 보문산~만인산

보문산 초입인 케이블카 매표소 앞에서 산행을 시작해 시루봉을 향해 오른다. 시루봉 꼭대기에서 대전 시내를 조망한 뒤 구완동고개를 거쳐 진행한다.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쯤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오도산(336m) 정상에 선다. 대진고속도로와 대전남부 순환도로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오도산을 떠나 금동고개로 내려선 다음, 고개에서 좌측 밭길 사이로 무덤 옆을 지나간다. 여기서부터 보만식계 종주 산행의 특성인 가파른 급경사 오르막을 계속해 만난다. 475m봉과 443m봉을 지나 떡갈봉까지 힘든 호흡을 요구하는 곳이다.


▲ 계족상 정상의 봉황정에서 종주팀을 환영하는 대전청원산악회 회원들.
이곳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가랭이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먹티고개에 도착한다. 여기서 만인산(537m) 정상까지는 1.5km로 심한 급경사 구간이다. 이를 악물고 산을 올라야 하는 곳이다. 특히 505m봉에서 만인산으로 가는 마루금은 암릉의 연속이라 조망하는 맛이 좋다.

만인산에 오르면 금산과 추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전 시내의 전경은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는 봉화대가 있고 만인산 태봉고개 남쪽에 조선 태조 이성계의 태실이 있다. 산 동쪽에 있는 봉수레미골의 계곡은 대전천의 발원지라고 한다.

만인산에서 계속해 능선을 타고 추부터널까지 진행하면 1구간이 끝난다. 이곳에서 터널 북쪽의 만인산휴게소로 내려와서 지원을 받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2구간 만인산~식장산

만인산휴게소에서 추부터널 위의 능선으로 접어들어 정기봉(580m)을 오른다. 긴 비탈길에서 제법 땀을 흘리며 힘든 산행을 하는 구간이다. 이곳은 대전 시내에서 식장산 다음에 높은 산으로 만인산처럼 봉화대가 있었다.

▲ 보문산~만인산 구간에서 오도산 정상에서 바라본 대진고속도로 남대전 I.C와 대전광역시 동구의 전경.
정기봉에서 마들령까지는 심한 오르막이 없어서 체력을 보강할 수 있다. 여기 저기 소나무 군락지가 많이 있어 눈이 시원하다. 마들령을 지나 긴 비탈길로 올라서야 국사봉(506m)에 도착한다. 국사봉을 지나면 다시 망덕봉(439m)이 앞을 가로막는다. 철쭉 군락이 형성된 산길을 따라 봉우리를 넘은 뒤, 곤룡재를 지나면  멀리 보이던 식장산이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뒤를 돌아보면 충남에서 가장 높은 서대산의 웅장한 자태도 감상할 수 있다.

동오리 고개에 들어서면 산불의 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새까맣게 탄 나무를 보면 산을 사랑하는 이들은 마음이 아플 것이다.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아름다운 산이 이렇게 흉물스럽게 변한 것이다. 산은 한번 손상되면 원상복구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식장산 능선 교차로를 향해 올라가는 비탈길은 누구나 육체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곳이다. 힘겹게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하면 십자교차로에 도착한다. 이곳을 지나 식장산 정상의 해돋이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시원스럽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송신탑을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세천유원지 입구에 도착한다.

▲ 계족산 정상 가기 전 11km 지점의 314.7m 봉 정상 직전의 오르막 지대.
제3구간 세천유원지~ 계족산

세천유원지를 출발해 대전~옥천 간 4번 국도를 횡단한다. 그 다음 동신고 쪽으로 내려가다 대청댐 추동길로 들어서서 300m를 가면 수월암 이정표와 함께 대전둘레산잇기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해 100m 진행 후 은진송씨 쌍총당 대문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여기도 많은 산꾼들이 알바로 혼이 나는 곳이다. 하지만 고압선 철탑을 지나면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식장산~계족산 구간은 보만식계 구간 가운데 비교적 수월한 곳이다. 하지만 무박으로 긴 산행 후 체력이 고갈된 이들에게는 강인한 정신력이 요구된다.

갈고개를 지난 후 약간 올라서면 갈현성(대전광역시 기념물 12호) 안내판이 있고 성터로 접어든다. 안부를 지나 예비군훈련장과 비룡임도를 지나면 훈련장은 계속되고 돌계단을 올라서면 등산안내도와 체육시설이 설치된 314.7m봉을 만나게 된다.

▲ (왼쪽)보문산 정상인 시루봉에서 포즈를 취한 대전청원산악회 강창권 산악대장. /(오른쪽)만인산~식장산 구간에 지나는 닭재의 돌탑들.
이후 밋밋한 능선의 야트막한 봉우리를 몇 개를 지나면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길치고개다. 고개에는 질현산성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고 좀 더 올라서면 돌탑 한 개가 보인다. 계속해 평범한 능선을 지나 또 다른 돌탑이 있는 무명봉과 왼쪽으로 우회해 진행하면 왼쪽으로 가양공원으로 내려서는 하산로가 보이고 362봉을 지나면 절고개에 닿는다. 길치고개에서 절고개까지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절고개에는 임도와 간이 휴게시설 그리고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임도를 버리고 능선으로 올라선다. 계족산성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다 임도를 건너면 돌계단이 시작된다. 이 계단은 정상까지 이어진다.

헬기장이 있는 정상부를 지나 봉황정으로 이동한다. 정자에 오르면 주변 풍광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하산은 회덕정수장 방향으로 한다. 내려서는 길의 초입은 급경사 돌계단이라 주의를 요한다. 산불이 났는지 산길 주변의 소나무는 그을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정상에서 40분이면 회덕정수장 앞에 도착한다. 보만식계 종주산행은 이곳에서 끝난다.

보만식계 도상거리

보문오거리-1.3km-보문산-2.6km-구완터널-0.3km-오도산-2.2km-376봉-1.5km-도래말고개-2.8km-떡갈봉-2.2km-372봉-2.4km-안산-0.5km-먹치고개-1.4km-만인산-1.2km-추부터널-1.2km-정기봉-2.3km-골냄이고개-0.9km-541.4봉-1.2km-마달령-0.8km-410봉-3km-닭재-1.4km-망덕봉-0.8km-곤룡재-1.6km-동오리고개-2.1km-식장산-3.8km-세천육교-1km-줄골마을-2km-314.7봉-1.3km-길치터널-2.2km-362봉-0.6km-절고개-1.5km-계족산-1.6km-회덕정수장 앞(총 58km)


/ 자료 제공  신광수 대전청원산악회 부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