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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근교 명산종주] 아산 설광봉도

문성식 2012. 3. 8. 09:37
[특집I도시 근교 명산종주] 아산 설광봉도
V라인 따라 걷는 아산 명산 선물세트
설화산~광덕산~봉수산~도고산 39km

 ‘설광봉도’란 아산과 천안, 공주, 예산의 경계를 이루는 산줄기인 설화산(448m)과 광덕산(699m), 봉수산(535m), 도고산(482m) 4개 산을 잇는 39km의 종주코스다. 능선을 연결하면 ‘V’ 모양을 이루고 있어 V루트라고도 한다.


도고산 방향에서 출발할 경우는 도고온천역이 들머리다. 설화산  방향에서 시작할 경우 초원아파트, 장존리 데이콤, 외암민속마을에서 출발할 수 있는데 초원아파트는 온양온천역, 시외버스터미널 등 시내에서 시내버스가 수시로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다. 초원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 1-1동 뒤편에 설화산 등산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능선을 따라 진행하면 주변의 조망이 아주 좋다.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면서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렵지 않게 설화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설화산 정상에는 다른 곳과 달리 기존의 바위에 설화산에 대한 유래를 동판으로 부착해 놓았고 깃대를 설치해 태극기를 달아 놓았으며, 평상이 있다. 설화산 정상에서 남서쪽을 보면 설광봉도 산줄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서 가파른 길을 500m정도 내려서면 안부가 나오고 다시 가파른 길을 300m 오르면 봉우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이 설화산 제2봉이다.


▲ 아산의 광덕산 줄기. 평야지대에 솟은 산이라 실제 높이보다 더 높아 보인다.

이후 소나무 숲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편안하고 운치 있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4.5km 정도 가면 갈림길인데 우측으로 하산하면 강당골이다.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알바할 일은 거의 없다. 다시 1km정도 가면 임도가 나오는데 임도를 횡단해 능선으로 500m 정도 더 가면 장고개 삼거리다. 좌측으로 가면 망경산 가는 길이다. 장고개에서 우측으로 1.8km 정도 가면 장군바위다. 광덕산 정상은 헬기장터라 비교적 넓다. 최근 아산시에서 자연석으로 표석을 설치해 인증샷을 하는 장소로 산행인들에게 아주 인기가 높다. 정상에서 1.3km 정도 가면 서귀봉에 닿는데 특별한 표시가 없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서귀봉에서 내려서면 전망바위가 있는데 남쪽으로 펼쳐지는 전망이 아름답다. 광덕산에서 가장 좋은 전망터다.


내려가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봉수산까지 아산시를 통과하는 금북정맥 구간이다. 헬기장에서 2.2km 정도 더 가면 각흘고개이며 아산시와 공주시의 경계로 아산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각흘고개를 금계령이라 표기하고 있다. 산행을 이틀에 나눠서 할 경우 여기서 구간을 나누는 게 일반적이다. 아산시내로 들어가는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있다.


각흘고개에서 봉수산 정상까지는 약 4km로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한다. 소나무숲이 좋고 경사가 완만해 그리 힘들지 않게 봉수산 정상에 설 수 있다. 봉수산 정상을 지나면 내리막이 급하게 형성되어 있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 한다. 정상에서 30분 정도 내려오면 베틀바위가 나타나는데 큰 바위들이 능선을 따라 펼쳐져 있고 주변이 잘 정돈되어 있다.


▲ 광덕산 정상. 광덕산은 높이에 비해 산세와 조망이 뛰어난 산이다.

봉곡사로 하산하는 안부에서 가파르게 1km 정도 오르면 갈매봉이고 이어서 가면 616호 지방도가 지나는 오형제고개로 아산시와 예산군의 경계다. 고개 주변에는 3개의 식당이 있는데 각각의 메뉴가 틀리며, 지역에서 맛집으로 소문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다. 1.7km 정도 진행하면 곽씨봉으로 각종 등산지도에 표기된 봉우리가 나온다. 그러나 현재 아산시에서 확인한바에 의하면 월명산(月明山)이다. 월명산에서 비교적 평탄한 길을 따르면 다시 2차선 포장도로인 납은들고개다.


여기서 1km 정도 가면 송전탑이 나오고 임도가 있다. 임도를 따라 걸으면 알바를 할 확률이 높다. 송전탑에서 임도를 횡단해 바로 산 능선으로 올라가야 한다. 이후 콘크리트 포장 농로가 나타나는데 포장도로를 횡단해 다시 능선으로 방향을 잡아 진행하면 된다. 1km정도를 더 진행하면 또 한번의 콘크리트 농로가 나타나는데 역시 농로를 횡단해 능선으로 방향을 잡아 1.7km를 진행하면 도고산 정상이다. 도고저수지는 물론 도고온천, 삽교호 등 전망이 양호하다. 돌을 사각으로 쌓은 것은 봉화터다. 도고산에서 저수지 방향으로 가지 말고 봉화터를 횡단해 계속 진행하면 하산길이다. 정상에서 50m 가면 우측으로 하산길이 나오는데 계속 진행방향으로 내려가면 날머리인 도고온천역이다.


도고산은 설광봉도에서 가장 험한 산으로 도고중학교 앞에서 출발해 정상인 국사봉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며 중간에 웅장하게 서 있는 칼바위가 볼 만하다. 오르내림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육산이라 어렵진 않다. 아산시에서 설광봉도 등산로 정비를 지난해 마무리해 걷기 좋다. 38km로 길지만 발 빠른 사람은 10시간 이내에도 산행 가능하다. 한 번에 완주하기 어렵다면 이틀에 나눠 두 구간으로 종주할 수도 있다. 설화산과 광덕산에 오른 후 각흘고개까지 하루 코스를 잡고, 봉수산과 도고산 종주를 하루 코스로 잡으면 된다. 산행을 마치고 인근의 온양온천과 도고온천을 찾으면 산행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


설화산은 붓끝 같은 봉우리가 솟아 있어 문필봉이라 부르기도 하며 그 기세가 매우 독특하여 문필가 등 많은 인물이 배출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 이곳에는 칠승팔장지지의 명당이 있어 가뭄이 들면 투장한 곳을 찾아 파헤치고 기우제를 지내는 관습이 내려오고 있다. 정상에 서면 지금은 아산시가 된 온양일대와 북동쪽으로 거대한 도시로 성장하면서 꿈틀거리는 천안 시가지가 배방산 너머로 보인다. 남쪽으로는 광덕산까지 뻗어나간 금북정맥 줄기와 망경산이 가로막고 있고 서쪽으로는 덕산 가야산과 광천 오도산도 아득히 보인다.


광덕산은 높이에 비해 산세와 조망이 뛰어난 산이다. 온양온천을 지척에 두고 있어 온천산행지로도 널리 알려진 광덕산은 천안, 아산, 공주의 분기점이자 금북정맥상의 각흘고개와 갈재고개 사이의 무명봉에서 북쪽으로 갈래쳐 천안시와 아산시를 가르며 뻗은 산줄기의 최고봉으로서 흔히 내포지방이라 일컫는 아산, 당진, 서산뿐 아니라 평택, 천안, 대전 등 충남북 일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산이다. 옛날부터 덕이 있다고 하는 광덕산은 난리가 나거나 불길한 큰 일이 있으면 산이 운다는 전설이 있으며, 계곡은 곡교천의 상류가 되며 남쪽인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에는 유서 깊은 마곡사가 자리하고 있다. 호두나무가 풍성한 광덕사 주변은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풍운아 김옥균, 임시정부주석 김구 선생 등 역사적인 인물들이 은신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 설화산은 외암리와 초원아파트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초원아파트 쪽이 오르기 더 수월하다.
▲ 도고산의 정자. 네 개 산 중 가장 험한편이지만 고정로프 같은 시설물이 있다.

봉수산(535m)은 예산, 아산, 공주 3개 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봉황새 머리를 닮았다 하여 그런 이름이 유래한다. 산의 규모도 작고 나지막한 산이다. 봉수산 산기슭에는 887년(진성여왕1)에 도선 국사가 창건한 봉곡사가 있다. 북쪽에 있는 봉곡사 방향이 봉황의 왼쪽 날개에, 그리고 남쪽의 천방산(478.9m) 능선이 우측 날개에 해당되며, 대술면 상항리 갈막고개가 봉황의 꼬리에 해당하고 봉수산 정상은 봉황의 머리가 된다. 남북으로 날개를 펼친 채 동쪽에 있는 광덕산을 향해 날아가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육산으로 등산로가 뚜렷이 잘 나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도고산(482m)은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자리해 있으며 도고 저수지를 끼고 있어 주말이면 등산객보다 강태공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다. 산 정상에는 조선시대에 통신수단으로 사용하던 봉화대 유적이 원형에 가깝게 잘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삽교천과 아산만이 보이고 멀리 광덕산이 내려다보인다. 중요민속자료인 성준경 고택과 높이 32m, 둘레 5.5m나 되는 360년생 은행나무가 있다.  도고면 지자체에서 산등성이를 따라 산길을 잘 다듬어 놓았는데 산길의 나무를 치고, 등로가 가파른 곳에는 모두 굵은 밧줄을 매놓았으며, 군데군데 쉴 수 있는 긴 의자와 안내판도 세워놓았다.


산행 거리


초원아파트~(1.8km)~설화산~(8.7km)~광덕산~(7.8km)~각흘고개~(4.0km)~봉수산~(3.5km)~오형제고개~(4.0km)~남은들고개~(5.2km)~도고산-(4km)-도고역  총 39km


교통


자가용


⊙경부고속국도 천안IC→국도21호(20km)→신도리코 앞 사거리→읍내동사거리→국도39호(10km)→송악외곽도로→외암민속마을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국도39호(28km)→온양온천(6km)→송악나드리→읍내동사거리→송악외곽도로→외암민속마을


대중교통


전철, 버스로 온양온천역이나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온 다음 170, 171, 172, 174, 175, 180번 시내 버스를 타고 초원아파트에서 하차하면 된다. 날머리인 도고산에서는 도고온천역으로 바로 연결된다.


맛집 (지역번호 041)


온양온천역 남쪽 출구에서 천안방향 100m 지점 첫 사거리에 우촌식당(531-0599)이 있다. 양지탕, 설렁탕, 도가니탕, 도가니수육 등의 메뉴가 있다. 온천동의 고바위식당(545-8790)은 선지해장국 전문점이며 24시간 영업한다.


온천


온양온천역 앞 온양관광호텔은 1991년 과거 행궁 자리에 세워졌다. 온천공(孔)에서 직접 온천수가 공급된다. 정조가 세운 영괴대, 세종대왕이 세운 신정비 등 문화재도 볼 수 있다.


호텔 내 온천이 부담스럽다면 동네 목욕탕 같은 신천탕을 추천한다. 1960년 국내 최초로 지어진 현대식 온천인 이곳은 가장 먼저 온천수를 퍼낸 온탕으로 반세기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 글 이낙원 (영인산자연휴양림)
  사진 이광일 (설광봉도 개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