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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애 / 유리바다 이종인

문성식 2012. 2. 19. 20:03


비 애

유리바다 / 이종인

그 어느 곳에도
당신의 모습도
당신의 음성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두 손에 둘리 풍선만 가득 쥐고
부모 잃은 미아처럼
쿵쿵 방망이질치는 겨울 밤을
싸늘히 몸은 얼어붙어도
마지막 남은 심장에 불을 피우며
당신과의 약속만은 지켜야 했습니다
내가 두려운 것은 
외로움도 슬픔도 아니요
당신을 느끼지 못하는 고요 속에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입니다
응답받지 못하는 두려움보다
더욱 두려운 것은
당신의 눈빛이 닿기도 전에
혼자 타오르다가 
저절로 사그라지는
내 가슴의 불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