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귓속의 귀에 대고 / 법정스님

문성식 2011. 3. 7. 14:13

       
       귓속의 귀에 대고 
      미국의 철학자 마르쿠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풍요로운 감옥에 비유했다.
      감옥 속에 냉장고와 세탁기가 갖춰져 있고
      텔레비젼 수상기와 오디오가 놓여 있다.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신이
      그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이런 풍요로운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것이 진정한 인간이고,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근원적인 물음 앞에 마주서야 한다.
      그런 물음과 대면하지 않으면
      진정한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없다.
      항상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날 때까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귓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그러나 묻지 않고는 그 해답을 이끌어 낼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거듭거듭 물어야 한다.
      - 법정스님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