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는 삼초를 뚜렷한 형태의 기관이 없다 하여 ‘무형의 장기’라고 한다. 호흡·흡수·생식·배설 등을 주관하는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늦은 밤에는 쉬게 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순리에 따른 생활을 건강을 유지하는 원칙으로 삼았다. 순리에 따르는 생활이란 자연의 리듬에 따르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먼저 시간에 따라 제각각 다른 특성을 보이는 우리의 몸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한의학에서 묘시(卯時·오전 5~7시)는 대장의 기운이 왕성한 시간으로 본다. 예부터 전하는 ‘아침에 대변을 보면 정신이 맑아진다’는 말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대변을 보지 못하면 변비가 생기고, 이로 인해 독소가 생겨 피가 탁해지고 정신도 혼탁해진다. 진시(辰時·오전 7~ 9시)는 위장의 기운이 활발한 때다. 위장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하는 핵심 기관이기 때문에 이때 식사하면 좋다.
사시(巳時·오전 9~11시)는 비장의 기운이 활성화하는 시간이다. 비장은 위장이 섭취한 음식물에서 하루 동안 몸이 필요로 하는 혈액의 원료와 각종 영양분을 뽑아 각 기관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오시(午時·오전 11시~오후 1시)는 소장의 기운이 왕성한 때다. 소장은 우리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흡수해 각 기관에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이 시간은 소장이 간장·심장·비장을 대신해 활동한다.
신시(申時·오후 3~5시)는 방광의 기운이 가장 활발한 시간이다. 방광은 우리 몸의 찌꺼기를 배설하는 일종의 폐수처리기관이다.
유시(酉時·오후 5~7시)는 신장의 기운이 왕성한 시간이다. 신장은 피를 걸러내고 정화해 우리 몸에 치명적일 수 있는 노폐물을 제거한다. 이 시간에 1차적으로 몸속의 찌꺼기가 배출되고 피가 정돈되므로 모든 기운과 진액이 깨끗한 물질로 변한다.
술시(戌時·오후 7~9시)는 심장을 보호하고 돕는 심포의 기능이 활발한 때다. 이 시간에는 낮 동안 바쁘게 활동했던 심장이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최소한 자정 이전에 잠들어야...
해시(亥時·오후 9~11시)는 ‘삼초’의 기능이 왕성한 시간이다. 삼초란 한방에서 말하는 오장육부 중 육부의 하나로 상초·중초·하초로 나뉜다. 상초는 명치 윗부분이며, 중초는 상초와 하초의 중간, 하초는 배꼽 아랫부분을 가리킨다.
한방에서는 삼초를 뚜렷한 형태의 기관이 없다 하여 ‘무형의 장기’라고 하지만, 호흡·흡수·생식·배설 등을 주관하는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생식·내분비·신경계통을 쉬게 해야 한다. 만약 이때 잠을 자지 않고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신경을 쓰면 건강에 좋지 않다.
자시(子時·오후 11시~오전 1시)는 쓸개의 기운이 활성화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머리 꼭대기에서 발끝까지 뇌를 둘러싼 액체인 뇌수(腦髓)라는 중요한 물질이 공급되는 시간이므로 매우 중요한 때다. 이때 잠을 자지 않으면 기운을 충분히 받을 수 없고 스스로 보호하는 자생력이 떨어지며 다음날 심신이 활동할 수 있는 활력을 얻지 못한다.
축시(丑時·오전 1~3시)는 간의 기능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간은 피를 맑게 하고 몸속의 이물질과 병균을 해독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잠을 푹 자지 않으면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고 하루 종일 피곤하다.
이 같은 시간에 따른 장기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생활을 개선한다면 건강하게 장수를 누릴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생활계획을 세워 실천하면 금상첨화다.
첫째, 아침에는 가급적 6시 이전에 일어난다.
둘째, 대변을 보고 아침식사를 한다.
셋째, 오후 늦은 시간부터는 찬바람을 쐬지 않는다.
넷째, 오후 7시 이전에 가볍게 저녁식사를 한다.
다섯째, 최소한 12시 이전에 잠을 잔다.
물론 바쁘게 살다 보면 자연의 리듬에 따르기 힘들다. 하지만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