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3.
제3장. 서신서 - 문맥에 따른 사고.
서신서는 비교적 해석이 용이하다. 그러나 해석이 용이하다는 점이 오히려 큰 함정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해석학의 문제에서 더욱 그러하다. 고전 5장에서 악한 자를 내어 쫓으라는 바울의 말씀을 어떻게 적용시켜야 하는가?
이처럼 서신서는 기독교 신앙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면서도 아주 중요한 해석학적인 문제들을 수없이 야기시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서신서에 대한 논의를 가장 먼저 해 둠으로써 이 책 전체를 통해서 제기할 석의와 해석학의 문제들에 대한 하나의 모델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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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신서의 본질.
서선서 전체에 해당되는 일반적인 사항을 몇가지 이야기해보자.
1)서신서 자체는 도무 동질의 것이 아니다. 아돌프 다이스만은 편지와 서신을 구분하였다. 편지는 수신할 어느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만을 위해 씌어졌다. 반면 서신은 예술적인 문학의 한 형태로 일반 회중을 대상으로 한다.
이런 구분은 타당하다. 로마서와 빌레몬서는 내용 뿐 아니라, 대상에 있어서도 서로 판이하게 다르다.
이런 구분의 타당성은 고대 편지들의 형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신약 편지들은 다음과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①발신인의 이름(예컨대, 바울)
②수신인의 이름(예컨대,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에게)
③인사(예컨대, 하나님 우리 아버지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
④기도와 감사(내가 항상 ... 감사하노니 등).
⑤본문
⑥끝인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함께 있을지어다 등)
이 형식 가운데 가변적인 것은 4번 기도와 감사의 부분이다.
야고보서와 베드로후서는 모두 편지 형식으로 씌어졌지만, 모두 마지막 인사가 없으며, 또한 특정한 수신인에 대한 언급과 저자의 개인적인 소재도 없다. 수신인이 언급되지만 매우 추상적으로 나타날 뿐이다. 이것이야 말로, 신약의 서신서들 가운데 가장 '서신' - 전교회를 대상으로 쓴 회람용 글 - 에 가깝다. 그러나 벧후의 경우, 사적인 편지의 경우처럼 씌어진 동기가 있다(3:1-7).
이처럼 서신서들의 성격이 각양 각색이지만, 서신의 전체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곧 서신서는 모두 특정한 일 때문에 씌어졌고, 또한 그 일을 염두에 두고 기록된 문서라는 사실과, 또한 A.D. 1세기의 산물이라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서신들의 특정한 일을 배경으로 한 면(occasional nature)은 아주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 서신들은 독자편의 상황이든, 저자편의 상황이든,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환경 속에서 그것을 근거로 씌어졌다. 신약의 서신서는 대부분은 독자들의 상황에서 기록되어졌다. 보통 그 상황이란 시정해 주어야 할 어떤 행위가 있었다든지, 교리적인 실수가 있었다든지, 좀더 깊은 가르침을 요할 만큼 잘못된 인식이 있었다든지 하는 것들이었다.
또 한가지, 서신서는 신학적인 논리 전개를 주목적으로 기록된 신학적인 논술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신학을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신학은 언제나 '과제 신학'이다. 즉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혹은 그러한 과제 때문에 기록되고 있는 그러한 신학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기독교 신학을 정립하고자 계속해서 서신서를 찾는다. 그러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서신들의 목적이 기독교 신학을 진술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서신서의 신학은 특정한 필요의 충족을 위해 생긴 것이다.
중요한 예비적 상황을 알았으므로, 서신서에 대한 석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린도전서를 본보기로 살펴보자.
역사적 문맥.
서신서를 대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저자가 염두에 두고 있는 그 상황을 가상적으로, 그러면서도 근거 있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고린도에 어떤 상황이 있었기에 바울이 고전을 기록하게 되었을까?
이런 유의 질문을 해결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성경 사전이나 주석의 서론 부분에서 고린도라는 도시와 그 주민들에 대한 사항들을 가능한 많이 찾아내는 것이다.
둘째. 특별히 연구를 위해서는 서신 전체를 단번에 완독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읽으면서 각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먼저 필요한 것은 거시적인 안목이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똑바로 뜨고서 읽고 또 읽으라.
서신 전체를 통독하는 동안 간단한 참고 사항을 메모해 두면 아주 도움이 된다.
그러면 어떤 것을 메모해야 할까?
①수신자들에 대해 눈에 띄는 내용. 예컨대, 그들이 유대인이냐, 헬라인이냐 등.
②바울의 태도에 대한 언급.
③편지의 배경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것.
④편지 속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논리적인 내용 구분.
배경을 이루는 것에 대한 피상적인 것에서 이제는 고린도 교회의 문제의 상황들의 정확한 성격을 알아보아야 한다.
서신서의 소단락들을 연구할 때에도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대체로 반복하는 것이 좋다.
매 과목마다 독자들이 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①고린도전서를 최소한 2회 통독하라(읽을 때마다 다른 번역본을 사용하면 더욱 좋다).이 때 고전의 대강의 줄거리, 전체적인 주제에 대한 '대상'을 잡으라.
②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수신자와 그들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무언가 짚이는 것이 있으면 모두 기록하라.
③바울의 회신의 주제를 암시해 주는 주요 낱말이나 반복되는 문구들도 기록해 놓으라.
문학적인 문맥.
다음 단계는 바울의 논증을 앞에서 가상적으로 세운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으로 생각하고서 그것을 추적해 나가는 일이다.
문단을 단순히 사상 전개상 자연스럽게 나뉘어지는 하나의 단위로서가 아니라, 전체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절대적인 필수 요소로서 인식하고서 그 문단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점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 해 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두가지 사항에 착안점을 두는 것이 좋다.
①각 문단의 내용을 간단히 진술하고서 거기서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물어본다.
②바울이 왜 바로 거기서 그 말씀을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한 두 문장으로 설명해 보자. 그리고, 그 문단이 전체의 내용의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다음 사항을 주의하자. ⓐ요점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을 떠나서는 안된다. ⓑ줄거리에 맞지 않는 내용은 본문에 없다. ⓒ이 모든 사실은 모든 책에 그대로 적용된다.
문제 구절들.
1)본문들이 어렵게 보이는 것은 그 본문이 직접 우리들을 위해 씌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이 일을 너희에게 말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느냐?"라는 바울의 말이나 "저로 하여금 ..... 막는 것을 지금도 너희가 아나니"라는 말씀을 대할 때에(살후2:5-6),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만족하기를 배울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반드시 알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관심을 둘 수는 있지만, 그것이 확실하지 않으므로 그것에 대한 독단은 피해야 한다.
2)그러나 어떤 세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완전한 이해를 할 수 없을 경우에도, 그 전체의 구절의 요점은 여전히 파악할 수가 있다.
3)어떤 정확한 세부 사실에 대해서 분명치 않은 것이 있을 때에도, 우리는 그 본문에 대해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확실치 않아도 가능한 해석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기를 배워야 한다.
고전15:29을 예로 들어보자.
만일 죽은 자들이 도무지 다시 살지 못하면 죽은 자들을 위하여 세례받는 자들이 무엇을 하겠느냐 어찌하여 저희를 위하여 세례를 받느뇨
여기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고린도 교인들의 일부는 실제로 '죽은 자들을 위해 세례'를 받고 있었다. 더욱이 바울은 그들의 행위를 책망하지도 용인하지도 않았다. 단순히 그 사실을 언급하기만 하였다.
이는 그런 행위 자체를 문제 삼기 위해서 그것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행한 사람이 누군지, 누구를 위해 그 일을 행했는지, 무슨 이유로 그렇게 했는지는 결코, 영원히 알 수 없다.
4)그런 구절에 대해서는 좋은 주석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좋은 주석이냐 아니냐를 구별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구절을 어떻게 다루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5)학자들이라도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완벽하게 주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살핀 여러 본문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살펴보자.
출처 : Joyful 의뜰 원문보기▶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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