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망원인 2위로 꼽히는 질환이 심장병이다. 심장병은 대부분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신체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데, 정신적 스트레스도 의외의 강력한 요인이다.
스트레스가 큰 여성의 경우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미국의 대규모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드렉셀대 연구팀은 폐경 후 여성 8만825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가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을 14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직무 스트레스가 많은 여성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12%,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많은 여성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9% 더 높았다. 두 가지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는 여성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21%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사별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 영국 세인트조지의대 데릭 쿡 교수가 60~89세 노인 중 배우자와 사별한 3만447명과 배우자가 있는 8만3588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사별한 그룹은 30일 이내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14배 높았고, 뇌졸중이 일어날 위험도 2.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 때문에 심장근육의 수축력이 커지고, 맥박수가 늘어나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혈관 안쪽 내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혈소판 응집이 증가해 혈관을 막는 혈전(피떡)이 잘 생기기도 한다. 이로 인해 심장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이 아프거나 두근거리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생기면 일시적이라고 간과하지 말고, 꾸준히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병원에서 심장혈관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특히 노인이거나 평소 심전도에 이상이 있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 두 가지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과 미국의사협회지 인터널 메디슨(JAMA Internal Medicine)에 각각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