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땀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다. 땀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흘리는 다한증(多汗症), 코를 쏘는 시큼한 냄새가 나는 액취증(腋臭症)이 있을 때 더 그렇다.
땀은 보통 몸의 온도가 37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 체온 조절을 위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땀이 증발하며 피부의 열을 빼앗아 체온을 낮추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한증 환자는 체온 조절에 필요한 양 이상으로 땀을 배출한다. 다한증이 생기는 이유는 체질적으로 땀을 분비하는 신경이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유전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해, 가족력이 있으면 다한증이 2~6배 더 잘생긴다. 액취증은 악취가 나는 땀을 만드는 특정 땀샘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거나 활성화 돼 생긴다. 역시 유전력이 강해 부모 중 한 명만 액취증이 있어도 자녀에게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50% 이상이다.
다한증과 액취증은 서로 다른 땀샘에서 유발된다. 다한증은 에크린샘, 액취증은 아포크린샘과 관련돼 있다. 에크린샘은 피부 표피로 이어져 땀을 피부밖으로 바로 내보내는 땀샘으로, 여기서 땀이 과도하게 많이 분비되는 것이 다한증이다. 에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은 무균 무취다. 반면,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은 털이 자라는 모낭으로 흘러들어간다. 이 땀은 원래 약간의 지방 성분이 있는데, 모낭과 연결된 피지선에서 나온 지방 성분까지 더해져 끈적하게 변한다. 지방 성분을 양분으로 먹고 사는 박테리아는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을 분해해 '암모니아'라는 물질을 만들고, 이 물질이 악취를 유발한다.
다한증을 완화하려면 고칼로리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특히 여름에 몸 보신을 위해 설렁탕·닭백숙 등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이러한 고칼로리 음식은 땀샘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 분비량을 늘린다. 액취증은 생활이나 식습관 변화로 완화되기 어렵다.
다한증과 액취증을 보다 효과적으로 완화하려면 약을 쓰거나 시술을 받으면 된다. 다한증은 땀샘을 젤로 된 막으로 막아주는 약(염화알루미늄 제제 등)을, 액취증은 냄새를 제거해주는 데오드란트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구적인 효과를 보려면, 전자기파로 땀샘을 태워 없애는 시술을 할 수 있고, 이는 다한증과 액취증 완화에 모두 효과적이다. 피부를 절개해 땀샘을 직접 제거하거나,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등의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