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희망편지

사랑하라, 기대 없이!

문성식 2022. 6. 27. 20:02


      사랑하라, 기대 없이! “나는 남편을 쳐다만 봐도 좋은데, 남편은 꽃 사진만 찍으러 다녀요. 질투가 나서 이제 사랑의 끈을 놓고 싶어요.” 우리는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랑 받는 데서 행복을 찾기 때문에 괴로워집니다. 사랑을 주었는데 사랑이 돌아오지 않으면, 배신감에 사랑이 미움의 씨앗이 되지요. 남편이 꽃을 좋아하는 거나 내가 남편을 좋아하는 거나 같은데 왜 꽃을 좋아하는 남편은 괴롭지 않은데 남편을 좋아하는 나는 괴로울까요? 남편은 꽃에게 ‘내가 널 좋아하니 너도 날 좋아해라’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사랑해서 괴로운 게 아니라 더 기대해서 외로운 거예요. 기대 없이 좋아해 보세요, 바다를 사랑하듯이 꽃을 좋아하듯이 나쁜 성질을 고치고 싶어요 “예순 한 살입니다. 살림하며 열심히 살긴 했는데 항상 성질을 내고 후회를 합니다. 생각은 하는데 꼭 닥치면 안돼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죠. 천성은 못 고친다고도 하고, 사람이 변하면 죽을 때가 됐다는 말도 들어봤죠? 지금 나이에 성질을 고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술 취한 자가 자신이 취한 줄 모르 듯, 자기 성질이 나쁜 걸 모르면 심각하지만 질문자는 아니까 그 정도면 괜찮아요. ‘다시는 안 그래야지.’ 하고 성질을 고치려고 하니까 더 안 되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성질을 내면 ‘아이고 죄송합니다. 내 성질이 더러워서요.’ ‘여보, 성질이 더러운 나와 살아줘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면 성질이 조금 가라앉습니다. 오래 살고 싶어요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에는 인연 맺은 사람들과 헤어지기 싫다는 집착이 존재합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이래저래 괴로워하면서도 이곳을 떠나기 싫은 거예요. 하지만 아무리 죽음을 피하려 해도 가까운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은 하나의 변화일 뿐, 두려워할 일도 괴로울 일도 아닙니다. 바다에 가면 파도가 일어나고 사라지고 또 일어나고 사라지지요. 그런데 바다 전체를 보면 파도가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물이 출렁거릴 뿐입니다. 바다 전체를 보듯이 인생을 관조하면 삶도 없고 죽음도 없습니다. 숨이 끓어져서 몸이 흩어지는 것이나 매일매일 세포가 바뀌는 것이나 다 똑같은 변화입니다. 실재하는 건 변화뿐인데, 보이면 살았다고 하고 안 보이면 죽었다하면서 두려워합니다. 늙음도 죽음도 단지 변화일 뿐임을 알면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 법륜 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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